미국에서 공개된 틱톡샵 기능./틱톡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업체들이 ‘수퍼앱(종합앱)’ 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틱톡은 최근 텍스트 기반 SNS 시장에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지난 1년간 테스트해 온 자사 스토어 ‘틱톡샵’을 미국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13일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미국 틱톡 서비스에 틱톡샵을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 틱톡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은 틱톡이 제공하는 콘텐츠 제작 도구들을 활용해 영상 또는 라이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판매 품목에 대한 링크와 태그를 붙일 수 있다. 자신의 프로필 페이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드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 링크가 있는 동영상과 라이브 스트림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용자가 앱을 종료하지 않고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제품을 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틱톡은 보관, 포장, 배송을 포함해 판매자를 위한 모든 물류를 처리하는 ‘풀필드 바이 틱톡(Fulfilled by TikTok)’이라는 물류 솔루션도 제공한다. 라이브 커머스 쇼핑, 쇼핑 및 광고 크리에이터 제휴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홈 화면에도 전용 상점 탭을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틱톡 사용자가 미국 내에서만 1억5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하면 기존 플랫폼과도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앱을 통한 광고 수익 이외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테크크런치 등 미국 IT전문 매체에 따르면 틱톡샵에는 20만명 이상의 판매자가 등록됐고, 10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제휴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현재 미국 내 틱톡샵 상품거래액 규모는 하루 300만~400만달러(40억~53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연말까지 하루 1000만달러(133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태국 등 동남아 6개국에서는 지난 2021년쯤부터 틱톡샵을 운영해왔는데 틱톡 상품거래액이 하루 5000만~6000만달러(약 665억~797억원)에 달한다.

다만 한국에서 틱톡샵 서비스가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손현호 틱톡 코리아 글로벌 비즈니스 솔루션 제너럴매니저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틱톡샵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한국 기업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틱톡 관계자는 “틱톡샵의 국내 출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틱톡은 지난 7월 텍스트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숏폼 플랫폼인 틱톡이 텍스트 기능을 추가한 것은 큰 변화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틱톡 앱 내에서 카메라 기능을 선택하면 사진, 비디오, 텍스트 3가지 옵션 중 골라서 게시물을 올릴 수 있다. 틱톡은 “콘텐츠 제작의 경계를 확장하고 댓글과 캡션에서 볼 수 있는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소셜’이라는 팀에서 메시지와 소셜 네트워킹 기능을 담당하는 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구인 공고에는 “사용자가 틱톡에서 교류할 수 있는 안정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틱톡만의 메시징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돼 있다.

중국에서는 식품 구매·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더우인(틱톡 중국명)의 식품 공구 및 배송 사업 서비스 ‘번디셩훠’ 상품 거래량은 올해 1~8월 1700억위안(30조8992억원)에 달한다. 음식점에서 등록한 쿠폰을 구매하면 해당 식품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작년 말 베이징, 상하이, 청두에서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선전, 푸저우, 우한 등 현재 중국 내 30개 도시에서 이용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은 전 세계에서 40억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으로 집계됐다. 틱톡이 수퍼앱 전환에 본격 뛰어들고 이에 성공하면 경쟁 플랫폼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수퍼앱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틱톡은 전용 음악 앱, 쇼핑, 팟캐스트 등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며 “메시지 기능까지 본격 도입하게 된다면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