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3일(한국시간)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이전 제품과 동일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128기가바이트(GB) 용량 기준 아이폰15는 125만원, 플러스는 135만원부터다. 아이폰15 프로와 프로 맥스는 각각 155만원, 190만원(256GB)부터 시작한다. 주요 외신은 애플의 충전단자 교체, 티타늄 소재 적용이라는 개선이 있었음에도 예상과 달리 가격을 동결한 게 놀랍다고 보도했다.
테크널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 헤드는 이날 로이터에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가격을 동결한 게 놀랍다”라며 “애플과 통신사도 소비자들이 예산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극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교체하도록 설득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최근 3분기 연속 줄어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가격 동결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최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의식한 모습이다.
더 퓨처럼 그룹의 리서치의 올리비에 블랑샤드 디렉터는 CBS뉴스에 “최신 아이폰으로 휴대폰을 교체하는 결정은 현재 사용 중인 휴대폰 모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신 모델 소유자는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적다”라고 말했다. 투자·리서치 회사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진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뉴욕타임스(NYT)에 “3~4년 된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휴대폰을 교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71% 떨어진 176.30달러(약 23만447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175.8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제품 출시 소식이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 여파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선보인 신형 스마트폰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애플의 판매 실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웨이가 선보인 메이트 60 프로는 960달러로 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5 프로보다 저렴하다.
애플의 올해 성과는 인도와 신흥 시장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칩 컨설턴트이자 D2D 애드비서리의 설립자인 제이 골드버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애플의 2023년은 아이폰 보급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인도와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