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개최한 방송대상시상식에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가 불참했다. 방통위가 추진하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이루기 전까지는 정부 관련 행사에 초대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송대상시상식에 김의철 KBS 사장과 안형준 MBC 사장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 시상식은 국내 유일 방송 분야 정부 시상 행사인 만큼 매년 공영방송 사장들이 참여해 왔는데 올해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이다. 이는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하자마자 ‘공영방송 개혁’을 언급하면서 KBS, MBC와 불편한 관계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취임식 직후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전체회의에선 최근 해임된 권태선 전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을 대신해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을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현재 해임 절차가 진행 중인 김기중 방문진 이사를 대신해 새 보궐이사까지 임명되면 야권 우위였던 방문진 이사회의 구도는 여야 5대 4 구도로 재편돼 MBC 사장 교체가 가능해진다. 방통위는 이날 야권 추천 이사인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청문을 실시한다.
또 현재 여권 우위로 재편된 KBS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이사회에 ‘김의철 사장 해임 제청안’을 상정하고 경영진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최근 KBS, MBC 등을 겨냥, 대선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가짜뉴스 및 허위정보 보도와 관련한 팩트체크 시스템을 실태 점검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방통위가 KBS와 MBC 경영진 교체를 넘어 공영방송 자체를 축소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매각 절차 중인 YTN에 이어 KBS 2tv채널 또한 매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날 방송대상시상식 환영사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관련 언급은 피했다.
이 위원장은 “전통적 미디어에 맞춰져 있던 규제 체계를 신규 미디어가 모두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체계로 전환하겠다”면서 “방송 사업에 대한 경직된 재허가, 재승인 제도를 전면 개선해서 방송사가 콘텐츠 경쟁력과 서비스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