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제공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2년 만에 PC와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 가격이 동시에 상승한 가운데 LG디스플레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LCD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회사의 주력인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삼성전자(005930)에 공급을 늘려갈 전망이다. 여기에 애플이 이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15용 OLED 패널 공급 효과로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LCD 패널 평균 가격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TV, 노트북, 모니터 전 제품군에서 상승했다. 6개월 연속 가격이 오른 LCD TV 패널에 반해 그간 모니터와 노트북용 LCD 패널값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다 8월 말 비로소 모든 크기의 LCD TV 패널 가격이 2~3% 오른 데 이어 PC 패널 가격도 0.2~0.4% 올랐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TV용 LCD 사업을 줄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PC 패널의 가격 상승이 중요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역대 최저를 찍고 올 8월까지 60% 넘게 오른 LCD TV 패널값은 9월부터 올 하반기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PC 패널 가격은 모든 크기의 모니터 패널 가격이 소폭 상승한 점과 주요 노트북 기업들의 월 합산 매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델과 인텔에서 3분기부터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혀 LG디스플레이의 PC 패널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가격이 반등한 PC 패널은 향후 LG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끄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손민균

주력 TV용 OLED 패널 사업은 뒤늦게 OLED TV에 뛰어든 삼성전자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 패널을 단 83인치 OLED TV를 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주문량을 올해보다 10배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공장 가동률은 수요 부진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년 가동률은 90%대로 급상승할 것이란 예측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OLED TV 출하 비중은 전체 TV의 10%(400만대)로 예상돼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대형 OLED 생산 능력이 6배 높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량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로써 내년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사업은 3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3곳 이상의 추정치 평균)는 지난 5일 기준 85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영업손실 8757억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적 개선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전방 수요 회복에 달렸다. 작년부터 높게 쌓여 온 업계 재고는 현재 많이 소진된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이 전자 기기 구매에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미래 수요 전망은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OLED TV 판매량이 올해 약 620만대에서 내년 740만대, 2025년 820만대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