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휘 딥엑스 비즈니스총괄 부사장. /황민규 기자

한국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전문 기업인 딥엑스가 삼성전자(005930)의 가전제품에 탑재될 인공지능(AI) 칩 공급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모든 가전제품에 NPU 탑재를 선언한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인 딥엑스의 초저전력·AI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 진행 중인 IFA 2023에서 권태휘 딥엑스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와 NPU 공급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중국산 보급형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딥엑스는 내년 3분기부터 양산 예정인 NPU 신제품 ‘L3′로 중국산 칩을 대체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가전 기업들이 자사 신제품에 AI 연산을 지원하는 칩셋과 NPU 탑재 계획을 밝힌 가운데 가전 제품에서 고도의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가전제품용 AI 칩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카메라, 서버 시장 등을 주력으로 삼아온 딥엑스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독일 베를린을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권 부사장은 “올해 IFA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전시장을 살펴보면 가전에 사물을 식별하는 리얼타임 센싱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예를 들면 오븐에서 조리되고 있는 음식을 (AI가) 스스로 파악해 어떤 조리법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기능이다. 이는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NPU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카메라로 분별해서 어느 정도나 음식이 보관돼 있으며 어떤 음식이 있는지 사람 대신 AI가 판단하게 된다. 이전에는 가전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정도가 탑재됐지만,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NPU 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유럽에 독일 보쉬, 밀레,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영국 다이슨 등 글로벌 가전제품 기업이 포진해 있고 최근 기기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인 만큼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 5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유럽 스타트업 축제 ‘비바테크’에도 참가해 다수의 완성차, 이동통신사 기업들과 교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딥엑스는 이번 IFA에서 AI 알고리즘, AI 연산 정확도, 전성비, 가성비 등을 집중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딥엑스의 AI 반도체가 탑재된 스몰 카메라 모듈과 ‘M.2모듈’로 최신 AI 알고리즘을 구동하는 실시간 데모를 선보일 계획이다. 해당 모듈들은 스마트 카메라, 스마트 모빌리티, 로봇, 스마트 가전 등에 적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