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기업 창홍은 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에서 77형 OLED TV를 전시했다. /황민규 기자

TCL, 하이센스 등 중국을 대표하는 TV 기업들이 초대형 마이크로LED TV, 미니LED TV 신제품을 쏟아내며 한국 기업들을 바짝 추격하고 나섰다. 올해 IFA에서 삼성전자, LG전자가 이렇다할 TV 신제품을 내놓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TV 신기술 경연장이 된 셈이다.

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23′에서 TCL은 98형, 110형 크기의 퀀텀닷(QD)-미니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의 최첨단 TV 라인업과 거의 비슷한 라인업을 꾸려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韓 TV 전쟁은 옛말…중국산 TV가 전시장 수놓아

2010년대부터 IFA는 거의 전쟁을 방불케하는 TV 기업들의 격전지 중 하나였다. 특히 세계 T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자존심 대결은 행사 전체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첫 4K 해상도 TV의 등장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까지 양사는 치열한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올해 두 회사의 전시장에서는 TV 신제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두 회사는 올해 IFA 전시 테마를 ‘미래의 집’으로 내세우며 초연결, 인공지능(AI),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한 주거공간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예년과 달리 TV 신제품보다는 가전 제품 체험 공간을 중심으로 부스가 꾸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경우 일반적인 주거 구조상 한국, 북미와 달리 한국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초대형 TV 시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라며 “무리하게 TV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당장 유럽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는 테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추격 해오는 中…마이크로LED부터 투명 OLED 신제품도

올해 IFA는 특히 중국 기업들의 빠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업 기술과 거의 동일한 미니LED, 마이크로LED 제품군에서 중국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았다. 중국 콩카(Konka)는 75형, 65형의 4K 미니LED TV 등 중급형 가격대의 TV와 함께 59형 마이크로LED TV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의 대형 TV 기업 중 하나인 창홍의 공세도 거셌다. 창홍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집중적으로 전시하며 해당 시장 1위인 LG전자를 경쟁 상대로 삼았다. 창홍은 77형, 65형 OLED TV를 내놓았으며 55형 투명 OLED TV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1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에서 TCL은 98형, 100형 QD 미니LED TV를 전시했다. /황민규 기자

중국 기업들 중 가장 큰 규모로 전시장을 꾸린 TCL의 경우 삼성전자의 QD-OLED와 거의 동일한 기술인 QD 미니LED TV 제품군을 전시장 초입에 배치했다. TCL은 또 163형의 초대형 마이크로LED TV도 전시했다. 현장 관계자는 해당 제품 가격이 약 5만달러(한화 6590만원)로 책정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