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지난 1분기 대비 점유율이 3%포인트(P) 줄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태블릿PC 시장점유율 1위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도 전년 동기(13.5%)와 비교해 확 늘었다. 올해 2분기 애플과 삼성전자의 태블릿 점유율 격차는 16.4%포인트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283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4030만대와 비교해 1년 새 29.9% 줄었다. 지난 1분기 3070만대와 비교해서도 3개월 만에 7.8% 감소했다. IDC는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업체별 높은 재고 수준이 태블릿PC 출하량에 역풍으로 작용했다”라고 했다.

태블릿PC 시장 1위 애플의 올해 2분기 출하량은 1050만대다. 애플은 점유율 37%를 기록했다. 이는 2위 삼성전자와 3위 레노버, 4위 화웨이 점유율을 합친 수치를 넘어선 점유율이다.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점유율 20.6%를 보였다. 출하량은 580만대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2분기 점유율은 각각 31.2%, 17.7%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점유율 20%를 넘어섰지만 애플과의 격차는 지난해 2분기 13.5%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16.4%포인트로 늘어났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 중화권 업체 부진 계속, 삼성 탭S9 앞세워 3분기 공략

레노버, 샤오미 등 중화권 업체들은 올해 2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레노버의 올해 2분기 점유율은 7.6%로 출하량은 21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레노버 출하량이 350만대인 걸 감안할 때 1년 새 출하량이 38.8% 급감했다. 점유율도 1년 새 0.9%포인트 줄었다. 4위 화웨이의 올해 2분기 출하량은 1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9% 감소했다.

5위 샤오미는 전체 태블릿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나홀로 성장했다. 올해 2분기 샤오미의 출하량은 1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6% 늘었다. 점유율도 지난해 2분기 1.8%에서 3.6%로 뛰었다. 그러나 출하량이 100만대 이하로 적었고 판매 지역도 중국 내수 시장이라 의미 있는 성장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IDC는 “샤오미는 큰 폭의 할인 행사와 기존 제품 교체 프로모션 등으로 성장 폭이 컸다”라며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정된 성장세였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갤럭시탭S9를 체험하는 모습. /뉴스1

올해 3분기 태블릿 시장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신제품 갤럭시탭S9 시리즈를 출시한다. 탭S9 시리즈는 탭S9, 탭S9플러스, 탭S9울트라 등 3개 모델로 다이나믹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X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8 2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탑재했다. 또 삼성 태블릿 최초로 1m 수심에서 30분간 방수가 가능한 IP68 등급 방수방진을 지원한다.

◇ 애플 OLED 적용 아이패드로 반격, 태블릿 시장 내년부터 살아날 듯

애플의 반격도 예상된다. 애플은 올해 10월 OLED를 적용한 아이패드 11세대 신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또 2021년 이후 2년 만에 아이패드 미니 7세대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리서치 매니저는 “애플 아이패드와 삼성 갤럭시탭이 고가 시장에서 경쟁하고 레노버와 샤오미, 화웨이가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로 태블릿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세계 태블릿 시장은 올해 말까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태블릿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2% 줄어든 3억8480만대가 예상된다. IDC는 내년부터 태블릿 수요가 살아나면서 2027년 4억2500만대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IDC가 예상한 올해 태블릿 1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은 700달러(약 92만2600원)다.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가 예상된다. IDC는 2010년(애플 아이패드 출시) 이후 처음으로 ASP가 뒷걸음질 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