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모습. /연합뉴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일제히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통신3사가 정부 압박에 2분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와 청년·어르신 요금제를 출시한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월 5000원 미만의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ARPU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IoT 회선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내 실시간 교통상황(TPEG) 등에 사용되는 차량관제, 생활가전 및 월패드, 로봇 등에 활용하는 원격관제, 카드 결제 단말기에 탑재하는 카드 결제 등을 포함한다. 결국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력은 거세질 모습이다.

9일 통신 3사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2만9920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3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의 ARPU 역시 같은 기간 4.5% 감소한 2만8304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KT의 경우 1년 새 0.5% 늘어난 3만3948원의 ARPU를 보였다.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달리 ARPU 집계에서 IoT 회선을 제외하고 있다. 사용자용 휴대폰 등만을 기준으로 ARPU를 집계하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1만원 이상 높은 ARPU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KT 역시 IoT 회선을 포함할 경우 ARPU가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3만원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

◇ 휴대폰 회선 10년째 그대로, 5G 중간요금제 영향 낮아

통신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ARPU 감소 배경으로 지난 6월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 끝에 출시한 5G 중간요금제 등을 꼽는다. 기존 5G 요금제 대비 10~20% 저렴한 5G 중간요금제가 나오면서 소비자의 요금 부담이 낮아졌고, 결국 통신 3사의 ARPU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용자용 휴대폰 회선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IoT 회선이 급증하면서 전체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IoT 회선의 90% 이상은 월 3850원의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은 10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소비자용 휴대폰 무선 통신서비스 회선은 5602만2659개를 기록했다. 2014년 7월 5600만개를 넘어선 후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IoT 회선에 힘입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은 10년째 5600만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차량 관제 등 IoT 회선 1년 새 27% 넘게 늘어

IoT 회선은 차량 관제, 원격 관제, 무선 결제 수요가 늘면서 빠르게 늘고있다. 지난 6월 기준 IoT 회선은 1883만4526개로 전년 동기(1474만9405개)와 비교해 27.7% 늘었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IoT 회선이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IoT 회선 중 차량 관제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차량 관제 회선은 529만718개로 올해 들어서만 70만개 넘게 늘었다. 지난해 6월 392만2031개와 비교해서는 1년 새 34.9% 많아졌다. 차량 관제 성장은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확산과 영향이 있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모듈을 장착해 다른 차나 교통·통신 인프라, 보행자 단말 등과 실시간으로 통신이 가능한 차를 말한다. 이동통신 회선이 있어야 원활한 실시간 서비스가 가능하다. 통신 3사가 실시간 길 안내, 음성 인식, 차량 원격제어 등을 넘어 원격 진단,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 내 간편결제 등 다양한 커넥티드카 통신 서비스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 5G 평균매출 LTE 대비 1.5배 높아…요금 인하 압박 계속될 듯

차량 관제 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생산된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IoT 회선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올해 2분기 LG유플러스의 IoT 가입자는 현대차그룹과의 제휴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전무는 전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oT 가입자 성장폭 확대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통신 3사의 ARPU 감소가 5G 중간요금제와 연관이 없는 만큼 만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5G 요금제의 시작 구간이 월 4만원으로 높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대비 ARPU가 평균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5G 중간요금제는 통신 3사 ARPU 감소와 직접 연관이 없고,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라며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알뜰폰 등을 통한 요금 경쟁이 활발해지고 중저가 단말기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