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실리콘(애플 독자 설계 칩셋) 'M2' 시리즈를 탑재한 맥미니를 모니터와 연결한 모습. /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내년 신형 애플실리콘(애플 독자 설계 칩셋) ‘M3′ 시리즈를 탑재한 맥미니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맥미니는 PC 본체로, 모니터 등을 연결해 사용한다. 올해 2분기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부문에서 매출 감세를 기록한 애플이 부진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M3 시리즈 탑재 맥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맥미니까지 더해지면 애플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M3 시리즈 탑재 맥 제품은 도합 6종으로 늘어난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각) 파워온 뉴스레터를 통해 M3 기본형을 탑재한 맥미니 추정 기기의 개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적용된 칩셋의 구조로 미뤄봤을 때, 현재 애플이 테스트 중인 맥 제품은 차세대 맥미니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제품의 코드명은 ‘맥15,12′”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제품은 CPU(중앙처리장치) 코어 8개(고성능 코어 4개, 저전력 코어 4개)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 10개, 24GB 램(RAM)으로 구성된 M3를 탑재했다. 전작인 M2의 기본형과 동일한 코어 구성이지만, 메모리 용량이 16GB 늘었다. M 시리즈는 통상 기본형 외 프로, 맥스, 울트라 등으로 구성되며 상위 버전일수록 코어 수가 많다. 애플은 1세대 맥미니에 M1을 탑재한 뒤 2세대 맥미니에 M2와 M2 프로를 탑재했다.

블룸버그는 앞서 애플이 M3 시리즈 탑재 맥 제품 5종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13인치 맥북에어(코드명 ‘맥15,1′ ‘J513′ ‘J613′), 15인치 맥북에어(코드명 ‘맥15,2′ ‘J515′ ‘J615′), 13인치 맥북프로(코드명 ‘맥15,3′ ‘J504′), 24인치 아이맥(코드명 ‘맥15,4′ ‘맥15,5′ ‘J433′ ‘J434′) 등 M3를 탑재한 4종과 M3 프로와 M3 맥스를 각각 탑재한 14인치·16인치 맥북프로 1종(코드명 ‘맥15,7′ ‘맥15,8′ ‘J514′ ‘J516′)이다.

애플은 이 중 13인치 맥북에어, 13인치 맥북프로, 24인치 아이맥 등 3종을 이르면 오는 10월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애플은 지난 6월 15인치 맥북에어와 M2 울트라 기반 맥스튜디오, 맥프로 등을 선보였다”며 “곧바로 고사양 맥북 프로나 데스크톱 제품을 내놓기엔 시간이 부족한 만큼 ‘M3 첫 탑재’ 수혜는 13인치 맥북에어, 13인치 맥북프로, 24인치 아이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따라서 맥미니 등 나머지 제품은 내년 순차 출시가 유력하다고 했다.

업계는 애플이 새 애플실리콘 기반 맥미니 출시를 예년보다 서두르는 모습에서 하드웨어 제품군 수요 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읽힌다고 평가한다. 업계 예상대로라면 M3 시리즈 기반 맥미니는 M2 시리즈 기반 맥미니가 나온지 1년 만에 출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M2 시리즈 기반 맥미니는 M1 기반 맥미니가 나오고 2년 넘게 지난 후에야 출시됐다.

애플은 올해 4~6월 주요 수익원인 하드웨어 제품군 판매가 떨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818억달러(약 106조48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396억7000만달러(약 51조6424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402억달러(약 52조3324억원)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맥과 아이패드 매출은 각각 7%, 20% 줄어든 68억4000만달러(약 8조9043억원), 57억9000만달러(약 7조5374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애플은 처음으로 미국 시장 상황 악화를 인정하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들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7~9월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도 4~6월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맥 부문 매출은 7~9월에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퍼센트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 경우 애플은 2001년 이래 본 적 없는 ‘4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이 애플의 회복세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M3 시리즈를 탑재한 새 기기들이 고군분투 중인 맥 부문 매출을 끌어올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10월 초에 시작하는 내년 회계연도 1분기까지 새로운 맥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애플은 당분간 기존 제품으로 판매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