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활용한 영화, 드라마, 예능 등 각종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네이버·카카오 웹툰 등 웹툰 플랫폼 업체들이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2차 창작물이 흥행하면 웹툰 플랫폼에 신규 독자층이 유입될 뿐 아니라 판권 계약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웹툰은 자사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 제작에 직접 나서며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웹툰 IP를 활용해 영화나 드라마같은 2차 창작물을 만드는 경우 제작사는 웹툰 저작권자인 작가와 직접, 또는 웹툰 플랫폼을 통해 판권 계약을 맺는다. 예컨대 지난 7월 26일 네이버웹툰 ‘신의 탑’을 활용한 넷마블 신작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작가 대신 네이버 웹툰이 게임 영상 제작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네이버웹툰은 계약에 따른 수수료와 판권료 등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작가가 직접 2차 창작사와 계약을 맺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작가 대신 독소조항 확인 등 세부적인 업무를 웹툰 플랫폼이 대신해 주고 일부 수수료를 받고 있다”라고 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하면 원작 웹툰으로 새로운 독자들이 유입돼 웹툰 업체들에 호재다. 2019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됐던 ‘사냥개들’은 지난 6월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로 제작, 방영됐다. 넷플릭스 방영 전후 10일 동안 원작 웹툰 거래액을 집계하자 평소 대비 14배 이상 증가했다. 완결된 지 오래된 웹툰의 수명이 길어진 것이다.
웹툰 업체들이 수익 다각화에 공들이는 이유는 미리보기 결제 등 기존 모델 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은 올 1분기 매출 3531억원, 영업손실 21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웹툰 사업 손익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다만 웹툰을 포함해 음원 등을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조8647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웹툰 업체들은 자사 웹툰을 활용한 2차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데도 뛰어들었다. 외부 영상 제작사에 웹툰 IP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부 영상제작사를 통해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드라마 ‘남남’의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바람픽쳐스가 드라마의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올해 4월 종영한 SBS 드라마 ‘사내맞선’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소설과 웹툰을 자회사 크로스픽쳐스가 직접 기획 및 제작했다.
네이버웹툰도 자회사 스튜디오엔을 통해 자사 웹툰 IP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하고 있다. 스튜디오엔은 네이버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여신강림’, ‘유미의 세포들’, ‘스위트홈’ 등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업체가 작가 대신 드라마 제작사 등과 판권 계약을 진행하면서 수수료 등을 얻을 수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선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추가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라며 “이 때문에 웹툰업체가 드라마 제작 자회사 등에 투자를 이어가며 IP 생태계 구축에 힘쓰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