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콘텐츠에 몰두한 전략에 힘입어 월간 실사용자 수(MAU) 5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MAU 기준으로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가 합작한 OTT 웨이브는 이미 제쳤고, 국산 OTT 1위인 티빙마저 위협하고 있다.

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152만명에 불과하던 쿠팡플레이의 월간 실 사용자 수는 2022년 6월 373만명으로 늘더니 지난 6월에는 486만명으로 집계됐다. 500만명에 근접한 수치로 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월 실사용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플레이가 약진하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국산 OTT 2위 자리를 지키던 웨이브의 이용자는 줄고있다. 웨이브의 월간 실 사용자 수는 2021년 6월 463만명에서 2022년 6월 423만명으로 줄더니 지난 6월에는 394만명으로 내려앉았다. 결국 올해를 기점으로 쿠팡플레이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웨이브(왼쪽)와 티빙(오른쪽) 웹사이트 캡처.

웨이브의 위축은 지상파방송 콘텐츠의 질 악화가 주요 원인이란 게 OTT업계의 분석이다. 티빙도 지난 6월 실사용자 수가 519만명으로 쿠팡플레이에 쫓기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OTT업계 후발주자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K리그, 포뮬러1(F1), 스페인 프로축구, NFL(미국 내셔널풋볼 리그) 등을 독점 중계하며 스포츠 콘텐츠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많은 사용자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쿠팡플레이에서 유럽 유명 축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K리그1 소속 팀과의 맞대결 혹은 유럽 구단 간의 맞대결을 주선하는 시리즈다.

쿠팡은 올해 세계적 축구구단인 맨체스터시티(맨시티), AT마드리드와 함께 이강인이 소속된 PSG(파리 생제르맹) 방한도 성사시켰다.

프리시즌 투어를 위해 방한한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2일 오후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뉴스1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30일 단독 중계한 맨시티와 AT마드리드 경기는 일간 실사용자 수가 115만명을 기록하면서 2020년 서비스 시작 이후 두번 째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해 7월 13일 K리그 올스타팀과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185만명의 일간 실사용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PSG는 오는 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전북현대와 친선 경기를 가진다. 쿠팡플레이 단독중계인 만큼 이날도 많은 사용자가 접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MAU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들이 감동했던 것 같다”며 “스포츠를 넘어 드라마, 영화 등 어떤 콘텐츠에서든 고객들이 가장 먼저 찾아주는 OTT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30일부터 IPTV 서비스 U+tv에서 쿠팡플레이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은 만큼 실사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PTV 서비스에서 쿠팡플레이 시청 제휴는 처음이다.

한편 최근 웨이브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가 티빙 최대 주주인 CJ ENM(035760)에 두 회사의 합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업계 관계자는 “합병이 실제로 이뤄질 시 사용자 규모가 더 큰 티빙이 웨이브 서비스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들의 지분, 이해관계도 복잡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