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박수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1일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언론 장악 논란에 대해서만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내정자는 “잘 아시다시피 저는 20여년 이상 언론계에 종사한 언론계에 종사했던 언론인 출신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 자유를 우리 자유 민주 헌정 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 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벌어지는 언론 장악 논란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그래서 무책임하게 가짜 뉴스를 퍼 나른다거나, 특정 진영의 정파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논리나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본 영역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는 이어 “우리는 과거 선전, 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하던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이 아닌 주장을 전달하기 때문에 ‘기관지’라고 부른다”며 “자유 민주 헌정 질서 속에서 언론 자유를 누리는 언론은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엊그제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받으면서 말씀드렸던 ‘공정한 언론 생태계’라고 하는 것은 그런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끝으로 “2017년 전후해서 벌어졌던 이른바 ‘적폐 청산’ 가운데서 제가 만약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어떤 지시를 내렸거나 (그에 따른) 분명한 결과가 나왔었다면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겠는가를 (묻고 싶다)”며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는 청문회 과정에서 아주 소상하게, 겸허하게,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자가 1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박수현 기자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 중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해 이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성실하게, 정확하게, 팩트(사실)에 입각해서 소명하겠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의 아들은 하나고 재학시절인 2011년~2012년 총 4명의 동급생에 학교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내정자는 지난 6월 발표한 입장문에서 “상호 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 발언과 관련해 현재 어떤 언론을 그와 동일시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건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고, (언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언론의 본 영역이라는 것은 검증하고, 의심하고, 확인해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달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내정자는 그러면서 “제가 얘기하는 것도 검증하고 의심하라”고 덧붙였다.

이 내정자는 최근 부인의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낸 입장문을 내고 ‘청탁 시도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돈을 돌려줬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언제, 어떻게,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신고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이 내정자는 이날 “제가 소명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 일의 실체적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며 “부정 청탁을 하기 위해서 전달받은 돈인지 모르고, 기념품이라는 이유로 전달받은 걸 바로 즉시 돌려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돌려준 시점이) 그날 밤인지, 그다음 날인지는 십몇 년 전 일이기 때문에 기억에 착오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제가 기억하기로는 분명히 그날 밤에 제가 귀가한 뒤 집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길래 ‘당장 돌려줘라’고 말했다. 다음 날 제가 출근해서 민정수석실 쪽 누구에게 얘기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내정자는 “제가 공직 감찰을 받는, 그래도 청와대 고위 직책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니 그쪽에서 뭔가 조치를 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수사가 시작됐고, 처벌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제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냐”고 되물은 그는 “지금 논란이라는 것도 매우 지엽, 말단적인 것들이고 사실의 전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간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내정자의 배우자는 2010년 인사청탁을 위한 이력서와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낸 방통위발 입장 자료에서 “근거 없는 의혹을 지속 제기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필요한 경우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