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펼치고, 얇게 접는다’는 애플의 소개와 같이 ‘맥북 에어 15′는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는 개방감과 얇은 두께가 뛰어난 노트북이다. M2칩과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 다만 ‘에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1.5㎏의 묵직한 무게와 189만원의 다소 비싼 가격은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단점이다.
애플은 지난 6월 맥북 에어 15를 공개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15인치 노트북’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맥북 에어 15의 두께는 11.5㎜로 레노버, HP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외산 사무용 노트북 대비 30~40% 얇다. 특히 테두리 부분은 얇고 본체 중앙 부분이 두꺼운 기존 노트북과 달리 모든 부분의 두께가 동일해 슬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플라스틱 소재를 통해 무게를 낮춘 삼성·LG전자 노트북과 달리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극대화했다. 같은 크기의 LG그램(15인치·1.12㎏), 삼성 갤럭시북3(15인치·1.46㎏)와 비교해서는 최대 400g 무겁지만, 외관을 통해 예상되는 무게보다는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같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는 14인치 M2 맥북 프로가 1.6㎏인 걸 감안할 때 맥북 에어 15는 크기는 확 키웠지만 무게는 더 줄였다.
맥북 에어 15의 최대 장점은 큰 화면이다. 애플이 15인치 크기의 맥북 에어를 출시한 건 휴대성과 큰 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애플은 13.3인치, 13.6인치, 14.2인치, 16.2인치 크기의 맥북만 선보였다. 맥북 에어는 13.6인치가 유일했다. 맥북을 사용하지만 15인치 이상 대화면을 원할 경우 2㎏이 넘는 맥북 프로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맥북 에어 15는 휴대성과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맥북 에어 15는 화면을 2등분으로 분할해 사용하는 스플릿뷰(SplitView)를 사용해도 답답하지 않을 큰 화면을 제공한다. 또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맥북 에어 15의 해상도는 224ppi(1인치 안에 들어가는 픽셀 수)로 10억개의 색상을 지원한다. 이는 동급 노트북 대비 2배 높은 해상도이다. 풀HD 해상도의 유뷰트 또는 넷플릭스 영상만 봐도 기존 노트북 대비 풍부한 선명함을 바로 느낄 수 있다. 맥북 에어 15를 열흘간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높은 해상도와 넓은 화면이었다.
배터리 성능도 뛰어나다. 디스플레이 밝기를 중간으로 하고 웹서핑과 문서 작성, 유튜브 시청을 동시에 했더니 15시간 이상을 사용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30분 배터리 100% 상태에서 사용을 시작했다. 저녁 10시가 넘어도 배터리 용량은 30% 이상 남았다. 12시간 동안 70%를 사용한 것으로 애플의 설명과 같이 최대 18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화면 밝기를 높이고 4K(3840x2160) 고해상도 영상을 시청한 결과 배터리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스피커 성능도 개선됐다. 4개의 스피커를 좌우에 각각 배치한 맥북 에어 13과 달리 중저음역대를 강화한 스피커 2개를 추가해 6개의 스피커를 탑재했다. 영화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할 때 입체적인 사운드를 제공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트북 사용자가 이어폰 또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시청하는 만큼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쿨러가 없는 ‘팬리스’ 설계는 디자인 완성도와 성능을 모두 잡았다. 웹서핑과 유튜브 시청에서는 발열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완벽한 건 아니다. 4K 고해상도 동영상 여러개를 함께 띄워 작업하거나, 한 번에 인코딩할 때는 로딩이 걸리는 모습을 보였다.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키보드와 힌지 부분이 따뜻해지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3~4시간으로 줄어든다는 평가도 있다.
맥북 에어 15의 출고가는 189만원으로 비슷한 크기의 맥북 프로 14(279만원)보다 90만원 저렴하다. 그러나 레노버, HP, 삼성·LG전자 노트북과 비교해서는 30만~40만원 비싸다. 기존 맥 운영체제(OS) 이용자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맥북 입문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지문이 잘 묻어나는 알루미늄 외관과 쓸수록 번들거리는(손때 먹는) 매직키보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스페이스 그레이, 미드나이트 등 어두운 색상의 맥북 에어 구입을 계획한다면 별도 케이스는 필수다. 화면 상단 중간에 있는 ‘M자 탈모’ 노치도 여전히 거슬리는 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