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뉴스1

LG전자(066570)가 글로벌 가전·IT 기기 수요 침체에도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올해 2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9984억원, 영업이익 7419억원의 확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 감소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찍었으나, 영업이익은 연초 진행한 희망퇴직 등 비경상 요인과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작년보다 줄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데 이어 2분기에도 이를 추월했다. 앞서 이날 오전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2% 급감한 6685억원에 그쳤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경쟁이 심화했으나 사업 구조적 측면에서 전장과 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이 지속 확대됐다”며 “일회성 비용 영향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콘텐츠·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사업 성장과 전사 워룸(war room·상황실) 작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LG전자는 보다 정확한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소비자 니즈를 조기에 포착하고 시장 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브랜드샵을 앞세운 소비자직접판매(D2C) 전략을 강화하는 등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에도 주력한다.

그래픽=손민균

사업본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7조9855억원, 영업이익 60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고효율·친환경을 앞세운 B2B 공조 사업의 성장이 이어졌고, 원자재비와 물류비 등 원가구조 안정화를 위한 선제적 노력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 B2B 영역의 냉난방공조 사업에서 전기화 트렌드를 미래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및 에너지 절감 요구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가운데 히트펌프, ESS 등의 영역에서 확보하고 있는 고효율 기술을 활용해 성과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3분기부터는 초(超)개인화와 구독을 접목한 업(UP)가전 2.0을 출시해 고객 관계 중심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제품에 서비스 사업 모델을 접목하는 시도로 가전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생산·구매·물류 등 운영 전반의 효율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장 내 수요가 높은 볼륨존 라인업 또한 지속 확대한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3조1467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내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인한 주력 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으나 수익성 높은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LG전자는 제품 중심의 TV 사업에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3분기엔 웹OS TV 라인업을 강화해 사업 모수(母數)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VS) 사업은 2분기 매출 2조6645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으로 역대 2분기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2021년 발생한 GM 리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차량 부품 재료비 증가와 관련된 일회성 비용(1510억원)을 반영해 최종적으로는 영업손실 612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VS사업본부는 고부가·고성능 중심의 건전한 영업활동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측은 “올 연말 기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주잔고가 순차 매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어 고속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 매출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장기간 이어지는 IT 제품 수요 감소로 2분기 매출 1조3327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해 작년 대비 역성장했다. 3분기부터는 IT 제품 수요가 상반기 대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는 게이밍 특화 기능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한 프리미엄 모니터 및 노트북 제품 판매를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앞세워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