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섯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다. 화면과 화면이 딱 붙는 ‘진짜’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 삼성전자 ‘언팩’ 체험존에서 마주한 갤럭시Z 플립5은 한 눈에 봐도 전작과 달랐다. 접혀 있는데도 두 화면이 빈틈없이 붙어있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플립4는 건너편 물체가 보일 정도로 화면과 화면 사이가 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전작에서 화면간 이격은 그립감도 떨어뜨렸다. 한 손에 충분히 들어오긴 하지만, 벌어진 틈만큼 두꺼웠기 때문이다. 플립5는 이런 단점을 모두 해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플립5의 두께를 전작 대비 2mm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접은 상태에서 플립5의 두께는 15.11mm다.
비결은 물방울 모양의 ‘플렉스 힌지(경첩)’다. 삼성전자는 물방울 모양의 힌지를 도입하면 기기를 접을 때 디스플레이가 힌지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화면끼리 밀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플립5는 전작 대비 4배 확대된 커버 스크린 ‘플렉스 윈도우’도 탑재했다. 디스플레이가 1.9인치에서 3.4인치로 커지면서 활용도는 대폭 늘었다. 우선 셀카 찍기가 수월해졌다. 촬영 자체는 플립4에서도 가능했지만, 기기를 펼치기 전까지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플렉스 윈도우에서 일부를 간단히 확인하고, 메인 화면을 열어 전체 그림을 보는 식이었다. 플립5에서는 이런 불편함이 사라진 것은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바로 삭제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졌다.
‘대형’ 플렉스 윈도우로 동영상 시청도 가능해졌다. 전작에 없던 기능이다. 현재 플립4를 사용 중이라고 밝힌 한 방문객은 “밥 먹을 때나 화장할 때 유튜브 보기가 편하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플렉스 윈도우에 추가된 기능 중에는 문자 메시지 전송도 있다. 삼성전자가 겉면의 3분의 2를 덮을 정도로 디스플레이를 늘린 김에 키보드도 넣은 것이다. 플립4에서는 플렉스 윈도우에서 답장을 작성해 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해, 사용자가 수신한 문자 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뒤 기본으로 설정된 문장을 골라보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소소한 혁신’이라는 평가다. 사용자가 체감할 만한 성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립5의 카메라 기능과 배터리 용량, 메모리는 모두 전작과 동일하다. 배터리의 경우 신형 칩셋 탑재로 사용 시간은 늘었다. 가격은 256GB, 512GB 모델이 각각 139만9200원, 152만200원으로 전작보다 약 5만원 올랐다.
갤럭시 사용자의 경우 지금 쓰고 있는 기기에 큰 불만이 없다면 구매를 망설일 만한 지점이다. 애초에 폴더블 스마트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유혹하기에는 ‘2%’ 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