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지난해 말 내놓은 '데이브 더 다이버'가 인기를 끌면서 구글플레이 등 앱 마켓에 '짝퉁 게임'이 다수 등록돼 논란이 일고 있다. 넥슨은 해당 게임을 모바일 앱으로는 출시한 적이 없지만 정체 불명의 게임사들이 넥슨 게임을 베끼고 있는 것이다. 짝퉁 게임으로 인한 피해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점에서 넥슨이 보다 빠르게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는 '데이브 더 다이버 스위밍 게임(Dave The Diver swimming Game)' '데이브 더 다이버 게임(Dave The Diver Game)' 등의 타이틀을 가진 게임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를 베낀 가짜 게임이다. 제목이 유사한 것은 물론이고, 게임 설명과 사진도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예컨대 데이브 더 다이버 스위밍의 게임 설명에는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과 함께하세요"라며 "데이브 더 다이버는 낮에는 심해 탐험과 낚시, 밤에는 스시 레스토랑 경영을 특징으로 하는 캐주얼한 싱글 플레이어 어드벤처 RPG(역할수행게임)입니다. 다이버 모바일 : 데이브 더 다이버와 그의 기발한 친구들과 함께 신비한 블루홀의 비밀을 밝혀내세요"라고 돼 있다. 넥슨이 스팀에 데이브 더 다이버 게임을 설명한 것을 그대로 베껴쓰면서, 마치 데이브 더 다이버의 모바일 버전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짝퉁 게임'의 제작사로는 'SIVGILIM' 'Dv-Games' 등이 있다. 개발자 연락처를 보면 소재지가 기재돼 있지 않고 구글 메일 계정만 적혀 있다. 어느 나라 업체인지도 불분명하다.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아무 것도 없는 가짜 사이트로 이동한다. 게임을 내려받으면 설치 후 게임 이름이 '피쉬 더 다이버' 등의 다른 이름으로 바뀌면서 광고가 뜨는데, 한 번 넘겨도 그 다음 광고가 계속 이어진다. 광고만 나올 뿐 게임은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스위밍 게임은 500건 이상 다운로드됐는데, 리뷰에 "사기꾼입니다, 받지 마세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가짜 게임 앱인 '데이브 더 다이버: 게임'은 이달 1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입점해 1000회 이상 다운로드가 진행됐고 200여개에 달하는 리뷰가 작성됐다가 이달 24일에서야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이 같은 앱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신고 누적' 등으로 다운로드가 차단되더라도 그때까지의 광고 수익을 가져간다. 이용자 유료 결제까지 유도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먹튀' 수법에 소비자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가짜 게임 앱에 대해 "저작권 보호 저작물의 불법 사용으로 확인했으며, 앱 마켓에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넥슨이 서둘러 대응에 나섰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데이브 더 다이브가 인기 게임인 만큼 가짜 앱에 당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할 수 있는데, 아직도 앱 마켓에 가짜 앱들이 남아있는 것은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짜 앱을 만든 업체의 본사가 해외에 있을 경우 형사 고발이나 민사 절차를 신속하게 밟는 게 쉽지 않다.
한국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불법 복제를 차단하기 위해 보안 조치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이것만으로 사전 차단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사후적으로라도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 침해 종합대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24시간 상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