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6일 열리는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S9′을 공개한다. 지난해 2월 갤럭시 탭S8 시리즈를 출시한 후 1년 5개월 만에 공개하는 태블릿 신제품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방수·방진 도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비슷한 디자인, 1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은 ‘옥에 티’로 꼽힌다. 아이패드를 앞세워 1위 자리를 다지고 있는 애플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탭S9, 탭S9플러스, 탭S9울트라 등 태블릿 신제품 3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전작인 탭S8 시리즈와 동일한 구성으로 크기와 무게를 구분해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탭S9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카메라 성능에서는 전작과 차이를 찾을 수 없다. 11인치(탭S9), 12.4인치(탭S9플러스), 14.6인치(탭S9울트라) 크기로 전작과 똑같고, 카메라도 전면 1200만화소와 후면 1300만화소(+600만화소)로 그대로다. 탭S9울트라의 경우 전작과 동일하게 전면에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추가로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크기와 카메라가 동일하게 들어간 만큼 탭S9 시리즈의 외관 디자인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탭S9 시리즈 사진을 보면 전면과 측면, 후면 디자인까지 전작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다. 신제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다.
성능 개선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탭S9 시리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모든 모델에 적용됐다. 탭S8울트라 모델에만 OLED를 한정적으로 적용한 전작과 비교된다. 특히 갤럭시S23과 갤럭시북3 노트북에 사용한 ‘다이내믹 AMOLED 2X’를 탑재해 더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다이내믹 AMOLED 2X는 최대 120㎐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2세대 OLED로 평가받는다.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추정된다. 전작에 들어간 스냅드래곤8 1세대 대비 그래픽처리장치(GPU) 속도와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각각 30%, 40%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갤럭시탭 가운데 처음으로 방수·방진을 도입했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탭S9 시리즈에는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IP67 등급 방수·방진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며 “애플 아이패드에도 탑재되지 않은 기능이다”라고 했다. IP67 등급은 1.5m 수심에서 30분간 방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탭S9 시리즈는 성능이 개선됐지만 그 이상으로 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적게는 전작 대비 10만원, 많게는 30만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탭S8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 대비 14만~22만원을 올렸다. 그런데 1년여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탭S9 시리즈의 시작 가격은 100만원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탭S9 시리즈를 앞세워 태블릿 시장 1위 애플을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태블릿은 한때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업체의 추격에 2위 자리가 흔들렸지만, 지난해부터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2위 자리를 굳힌 상태다. 또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19.4%포인트(P)에서 올해 1분기 12.1%포인트(P)로 좁혀졌다.
다만 애플의 반격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내년 상반기 OLED를 적용한 아이패드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 공개될 M2 칩(AP)을 탑재하면서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를 공략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M2 칩을 탑재한 차세대 아이패드를 통해 태블릿 시장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