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 /뉴스1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회선이 8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8월 가입 회선 7000만개를 넘어선 후 2년여 만에 1000만개가 늘었다. 자동차를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급증하면서 전체 이동통신 가입 수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동통신 회선은 7921만5037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475만127개) 대비 5.9% 늘어난 규모다. 이동통신 회선은 올해 들어서만 2.9% 늘었다. 월평균 30만~50만개가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는 지난 6월, 늦어도 이번 달에는 이동통신 회선이 8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2011년 5000만개를 넘어선 후 매년 200만개가 늘었다. 2016년 6월 6000만개를 돌파했고, 이후 2년여 만에 1000만개가 더해졌다. 4년 2개월 만에 1000만개가 늘어난 직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빨라진 속도다.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확산이 이동통신 가입 회선 증가에 힘을 보탰다. 5G 가입 회선은 지난 4월 3000만개(3002만개)를 넘었다. 2019년 5G 상용화 후 4년 만이다. 2019년 12월 466만개와 비교해 32개월 만에 약 2536만개 늘었다.

반면 LTE 가입 회선은 같은 기간 5569만개에서 4638만개로 약 931만개 줄어드는 데 그쳤다. 3G(3세대 이동통신) 가입 회선 감소분(517만개)을 더해도 늘어난 5G 가입 회선에 1000만개 이상 못 미친다. 그만큼 5G 가입 회선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IoT 회선 확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IoT 회선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내 실시간 교통상황(TPEG) 등에 사용되는 차량관제, 생활가전 및 월패드, 로봇 등에 활용하는 원격관제, 카드 결제 단말기에 탑재하는 카드 결제 등을 포함한다. IoT 회선은 2019년 12월 808만개에서 지난 5월 1792만개로 급증했다. 차량용 통신장비인 텔레매틱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IoT 회선 확대를 이끌었다.

통신 3사가 BMW와 협업해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사진은 전용 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반면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은 2014년 7월 5600만개를 넘어선 후 변화가 없는 상태다. 5G 서비스와 IoT 회선에 힘입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은 10년 가까이 5600만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통신사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2010년부터 국내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은 국내 인구 수를 넘어섰다”라며 “인구 수가 2020년 5183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만큼 소비자용 휴대폰 회선이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통신사들은 건설사 및 완성차 업체와 IoT 제휴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소비자와의 접점이 큰 통신사들은 그동안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시장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중심의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필수가 됐다.

통신 3사가 IoT 핵심 전략인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시장은 차량관제다. 통신사는 차량 제조사와 B2B 형식으로 월 3850원의 저가형 요금제를 탑재, 차량 구매자에게 5년간 무료로 서비스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과 차 안에서 스트리밍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소비가 증가했다.

지난 4월 통신 3사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인터넷에 연결된 차)를 위한 전용 요금제를 독일 완성차 업체 BMW와 손잡고 내놨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월 4만9500원 ‘BMW e심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매달 데이터 110GB를 제공하는 5G 무제한 요금제와 가격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