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찌비뚱에 신설된 LG전자 HE사업본부 R&D법인 전경./LG전자 제공

LG전자(066570)가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첫 해외 연구개발(R&D) 법인을 인도네시아에 설립했다. LG전자의 아시아 최대 TV 생산 거점인 인도네시아에서 신규 모델 개발 효율을 높여 글로벌 T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6일 LG전자는 인도네시아 찌비뚱에서 인도네시아 정부 인사와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이소연 인도네시아 R&D 법인장(상무)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LG전자 인도네시아 R&D 법인’ 개소식을 진행했다. 박 부사장은 “TV 사업 확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술 혁신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R&D 법인은 TV 생산 공장에서 차로 5분 거리(3.5㎞)에 4만㎡(약 1만2100평) 규모로 세워졌다. 판매법인이 있는 수도 자카르타와의 거리도 40여㎞에 불과하다. 이로써 선행 연구개발부터 시작해 생산, 판매, 서비스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가 완성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시아 생산 거점인 찌비뚱 공장에서 만드는 TV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연구개발 중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며 “아시아 시장 성장세가 빠르고 그만큼 중요도가 커진 만큼 첫 R&D 법인까지 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TV 시장 공급을 책임지는 거점 생산기지로 키워왔다. 2020년 LG전자 TV ‘마더 팩토리’(제품 개발·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인 경북 구미사업장의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 찌비뚱으로 이전했다. 인도네시아의 평균 월급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회사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LG전자는 라이프스타일·스탠드바이미 등 일부 시그니처 TV 라인을 제외한 TV 제품 대부분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 중이다. 이곳에서 나온 TV는 아시아 대부분 국가를 포함해 다양한 대륙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7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R&D 법인 개소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우종진 LG전자 BS연구소장,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Putu 인도네시아 산업자원부 수석비서관, Warsito 산업자원부 차관, 이소연 인도네시아 R&D 법인장./LG전자 제공

핵심 생산 거점과 연구개발지가 일원화되면서 LG전자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TV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을 개편해 HE사업본부 내 인도네시아 개발담당을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인도네시아 사업을 강화해 왔다. 지난 4월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지에 최적화된 운영 방법을 고도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QCD(Quality·Cost·Delivery, 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R&D 법인에서는 전 세계 타깃 모델을 개발하고, 현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선행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별로 상이한 TV 제품 기준 등을 현지 생산지에서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만의 독자적인 개발 체제를 조성한다.

LG전자는 R&D 핵심인 인재 확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지에서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LG전자는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내 연구 인력을 5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문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대학교와 함께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