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제습기가 전시돼 있다./뉴스1

올해 장마가 슈퍼 엘니뇨 현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으로 예년보다 길고 강한 폭우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습기 시장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효율이 개선된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성수기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상기후로 제습기 수요 증가… 여름철 계절성 가전 인기

29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도 같은 기간 제습기 판매량이 1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들이 올해 장마가 길고 집중호우도 잦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안 내 습기 제거에 민감해진 영향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향후에도 제습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여름철 장마 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강수량도 크게 늘면서 실내 습도와 의류를 관리할 수 있는 제습기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습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 계절성 가전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LG전자 듀얼 인버터 제습기 2023년형 신제품. /LG전자 제공

소음·두께 줄인 신제품 눈길… “없어서 못 팔아”

가전업체들은 제습기 신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인버터 제습기 2023년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에, 도서관 내부 수준인 34데시벨(㏈)의 소음만 내는 게 장점이다. 저소음 모드 가동시 일반 모드보다 소비전력을 65% 이상 아낄 수 있다. 인공지능(AI) 모드로 전력을 20% 정도 추가로 아낄 수 있다. 바람이 나오는 송풍구를 넓혀 빨래를 건조하는데 도움을 준다.

LG전자는 이달 듀얼 인버터 제습기 2023년형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에 적용된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는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 장착돼 제습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저소음 제습 모드로 작동시킬 때 쾌속 모드 대비 전력을 47% 절감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부터 제습기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SK매직도 7년 만에 ‘초슬림 제습기’ 신제품을 내놓았다. 제품의 두께가 22㎝에 불과하지만 제습 용량이 18리터(L) 수준으로 타사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게 장점이다. SK매직 관계자는 “현재 2000~3000대 수준의 물량을 준비해 판매하고 있으나 수요가 많아 물량이 입고되는대로 품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지난달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스마트 인버터 컴프레서가 적용돼 에너지 효율이 높고 저소음 제습 기능이 돋보인다. 코웨이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제습기를 찾는 고객 문의가 지난 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