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의 UMPC 로그 엘라이.

대만 에이수스(ASUS)가 선보인 울트라모바일PC(UMPC) ‘로그 엘라이(ROG ALLY)’가 국내 상륙하면서, UMPC 판매 업체들이 중국 기기를 대폭 할인 판매하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 역할을 하는 로그 엘라이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자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 UMPC 떨이 판매에 나선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수스는 지난달 말 로그 엘라이를 국내 출시하고 지난 13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을 시작했다. 로그 엘라이의 장점은 운영체제(OS)로 윈도11을 채택해 호환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PC게임 플랫폼 ‘스팀’, 일렉트로닉아츠(EA) 앱, 엑스박스(Xbox) 게임 패스,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 주요 게임 플랫폼을 지원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99만9000원(699달러)이며, 3분기에는 599달러의 일반형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하면 뛰어나다는 평가다. 4나노 공정의 고성능 프로세서가 탑재된 점이 특징이다.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이 적용돼 8코어, 16스레드 및 최대 8.6테라플롭스의 그래픽 처리 능력을 갖췄다. 콘솔(비디오게임)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가 10.3테라플롭스의 성능을 갖춘 것과 비교해도 그래픽 처리능력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작년 초 미국 밸브 코퍼레이션이 선보인 ‘스팀덱’의 경우 국내에서 58만9000~98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고사양 모델의 경우 로그 엘라이와 가격이 비슷한데, 스팀덱은 AMD 젠2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4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최대 1.6테라플롭스의 그래픽 처리능력을 갖췄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로그 엘라이와 스팀덱이 7인치로 같다. 하지만 로그 엘라이는 FHD(1920x1080) 해상도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반면 스팀덱은 1280x800 해상도에 주사율은 60Hz에 그친다. 무게도 608g, 669g으로 로그 엘라이가 더 가볍다.

50% 할인 중인 옥조의 UMPC.

로그 엘라이가 국내 시장에 등장하면서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산 UMPC 기기들이 헐값에 팔리고 있다. 중국 원넷북사에서 만든 원엑스플레이어를 비롯해 옥조, 아야네오 등이 내놓은 UMPC들은 국내에서 그간 최소 100만원 이상, 최대 200만원에 판매됐다. 그런데 최근 스팀덱에 이어 로그 엘라이까지 등장하면서 유통업체들이 50%씩 할인 공세에 들어간 것이다.

예컨대 원엑스플레이어 미니 프로 모델의 경우 125만원에서 최근 65만원까지 할인하는 곳이 생겼다. 옥조 A1프로 7840U는 1TB 모델은 288만원에 판매되는 곳이 있었는데 현재 144만원에 팔리고 있다.

사용자들은 로그 엘라이 등장으로 앞으로 UMPC 가격대가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UMPC를 판매하고 있는 한 유통업체는 “그동안에는 수입하는 업체들과 협의 없이는 가격을 인하할 수 없었다”며 “로그 엘라이 출시 이후 업계 불문율이 해제됐고, 할인을 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