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으로 이직한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조선비즈

네이버클라우드가 SK텔레콤에 "인공지능(AI) 인력 빼가기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초거대 AI개발을 놓고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네이버클라우드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15일 법무법인 정진을 통해 SK텔레콤 측에 이같은 경고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에는 "정석근 전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를 SK텔레콤 미국 법인 대표로 채용하는 등 임직원으로 연쇄적으로 빼가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현재 정 부사장이 함께 일한 리더급 직원 5명이 SK텔레콤으로 이직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SK텔레콤 측이 업무 위임 계약서 상의 경업 금지와 부정경쟁방지법 등의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며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현재 SK텔레콤에서 글로벌·AI테크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정석근 부사장이 네이버클라우드에서 둥지를 옮기면서부터다. 정 부사장은 2020년 4월 네이버 사내 독립기업(CIC) '클로바 CIC' 대표를 맡았고, 올해는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다 지난 4월 퇴사했다. 퇴사 후 정 부사장은 글로벌 사업과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SK텔레콤 아메리카로 이직했다가 6월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을 겸하게 됐다. 특히 정 부사장은 2021년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로 활동하면서 회사가 초거대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K텔레콤 측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네이버클라우드 측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