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입자 1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계 통신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알뜰폰은 ‘노인들이 쓰는 잘 안 터지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업체들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고물가 시대 짠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알뜰폰 가입자의 60% 이상이 MZ세대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알뜰폰으로 통신비를 아낄 수 있는 3가지 요령을 정리해봤다.
① 유심 요금제가 휴대폰 요금제보다 저렴
알뜰폰 요금제는 크게 유심 요금제와 휴대폰 요금제로 나뉜다. 유심 요금제는 휴대폰은 소비자가 마련하고 통신 서비스만 가입해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자급제나 중고로 휴대폰을 구입해 알뜰폰 유심을 구입해 가입하면 된다. 반면 알뜰폰 휴대폰 요금제는 알뜰폰 업체를 통해 휴대폰도 함께 구입하는 서비스다.
개별 알뜰폰 업체들은 통신 3사 대비 가입자 규모가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가입자 수가 적다는 건 휴대폰 제조사(삼성전자, 애플 등)와의 단말기 공급 계약에서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알뜰폰 업체들이 새제품 대신 중고폰 판매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유심 요금제 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면 휴대폰 요금제는 가입자 수가 적고 부대 비용이 들어가 할인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 유플러스(U+)유모바일의 5G(31GB+/통화기본) 요금제의 경우 유심 요금제로 가입하면 3만7800원에 이용할 수 있지만, 휴대폰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5만5000원으로 뛴다. 동일한 데이터 용량의 요금제가 휴대폰 요금제로 이용할 경우 1만7200원이 비싸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급제나 중고로 휴대폰을 구입해 유심 요금제를 가입하는 게 가장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② 6개월마다 갈아타면 ‘통신비=0원’ 득템
최근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MZ세대가 대거 이동한 배경에는 알뜰폰 업체들이 내놓는 ‘0원 요금제’가 있다. 0원 요금제는 유심 요금제에 가입하는 대신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통신 요금을 받지 않는 상품을 말한다. 유니컴즈의 데이터 11GB(월 3만9600원) 요금제의 경우 가입 첫 7개월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약정도 없어 중간에 갈아타면 된다.
알뜰폰 업체들이 0원 요금제를 내놓는 배경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라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 가입자 수 확보가 절실한 중소 업체들이 대부분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속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0원 요금제 경쟁이 언제든 끝날 수 있는 단기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③ 5G는 여전히 비싸네… 알뜰폰은 LTE가 대세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대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알뜰폰은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통신 3사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5G 요금제보다 LTE 요금제가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망을 사용하는 가격을 통신 3사와 협상하는 데 이를 도매대가라고 한다.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서비스의 도매대가율은 약 60%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데이터 제공량 10GB 요금제를 소비자에게 5만원에 판매한다. 알뜰폰에는 60% 수준인 3만원에 제공한다는 의미다. 반면 LTE의 도매대가율은 40% 수준으로 낮다. 알뜰폰 업체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통신망을 빌려올 수 있으니 소비자에게 더 싸게 통신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5G와 LTE의 속도(다운로드 평균) 차이는 존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를 보면 전국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지난해 말 기준)는 초당 896.1메가비트(Mbps)로 LTE 151.9Mbp 대비 6배 가까이 빨랐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의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66%가 ‘5G와 LTE 서비스의 속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며, 다시 LTE로 갈아탈 의사가 있다’라고 답했다. 알뜰폰 가입자 중 0.8%만 5G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 추가 꿀팁
알뜰폰 업체들은 프로모션 확인과 제휴카드 할인도 통신비를 아끼는 요령이라고 설명한다.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매달 새로운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는데 신규 가입 시 데이터를 더 주거나 요금을 2년간 30% 깎아주는 식이다. 친구나 가족을 초대하면 1만원권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제휴카드 할인도 쏠쏠하다. 알뜰폰 가입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요금제는 LTE(11GB+일2GB) 요금제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월 3만5000원 정도면 사용할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한 제휴카드 실적이 있으면 월 1만5000원~2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월 2만원으로 가장 인기 있는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알뜰폰
알뜰폰은 2011년 도입된 이동통신 서비스다. ‘시장 구조를 개선해 더 저렴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통신 3사의 통신망을 빌려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품질이 통신 3사와 동일하다. 휴대폰 보조금(유심 요금제)을 제공하지 않아 약정도 없다. 가입 후 1개월 뒤 해지해도 위약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