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 울트라' 사양. /애플코리아

애플이 이르면 내년 인텔 기반 맥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애플실리콘(독자 설계 칩셋) 로드맵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20년 11월 1세대 애플실리콘 ‘M1′을 공개하며 2년 내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맥 제품을 모두 애플실리콘 제품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각) 자사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최신 맥OS ‘소노마’를 발표하며 2017년형 맥북 프로와 아이맥 등 일부 인텔 기반 맥 제품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애플은 현재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2019년형 맥 프로의 공식 판매도 중단한 상태다.

미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과거 비슷한 수순을 밟은 바 있다며 “2024년에 발표될 차기 맥OS가 인텔 맥의 마지막 업데이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2005년 파워PC에서 인텔로의 전환을 발표하고, 2006년 1월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첫 번째 맥을 선보였다. 같은 해 8월에는 인텔 기반 맥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은 이후 2009년 맥OS ‘스노우 레오파드’를 발표하며 파워PC 기반 맥 제품 전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M1은 내년에 출시 4년을 맞는다”며 “애플은 내년 새 맥OS 발표와 함께 2017년형 아이맥 프로와 2018년에 출시된 맥 제품 전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 출시된 맥 제품 대부분도 업데이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19년형 맥 프로를 구입했거나, 2020년에 맥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1년 더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맥OS 업데이트 중단 후에도 애플은 최소 2년간 보안 패치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맥OS 소노마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인텔 기반 맥 제품은 ▲2017년형 아이맥 프로 ▲2018년형 맥 미니 ▲2018년형 맥북 에어 ▲2018년형 맥북 프로 ▲2019년형 맥북 에어 ▲2019년형 맥북 프로 ▲2019년형 아이맥 ▲2019년형 맥 프로 ▲2020년형 맥북 에어 ▲2020년형 맥북 프로 ▲2020년형 아이맥 등이다.

애플이 지난 5일(현지시각)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를 연 가운데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전시장에서 신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애플은 이번 WWDC에서 ‘M2 울트라’를 탑재한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를 선보이며 M1 공개 2년 반만에 약속한 세대교체를 마쳤다. 애플은 그간 맥북 에어, 맥북 프로, 아이맥, 맥 미니 등 하위 모델 제품만 애플실리콘으로 전환하는 데 그쳐왔다. 신형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는 오는 13일(현지시각) 미국 등에서 현장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M2 울트라 출시를 계기로 PC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WWDC 직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 “애플실리콘이 PC 시장에서 애플의 핵심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애플실리콘이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 상승을 가속할 수 있다고 본다”고 썼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약 172만대를 출하하며 12.2% 점유율을 차지, 4위를 기록했다. 1~3위는 약 380만대를 출하한 델(27.1%), 약 373만대를 출하한 HP(26.6%), 약 212만대를 출하한 레노버(15.1%)였다.

M2 울트라 성능에 대한 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난 10일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측정 사이트 긱벤치에 유출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M2 울트라는 싱글 코어 부문과 멀티 코어 부문에서 각각 2837점과 21730점을 기록했다. 성능 평가를 위해 제품을 미리 전달받은 업계 관계자들이 올린 결과값이다. 싱글 코어 부문은 CPU 코어 한 개의 작업 실행 성능을, 멀티 코어 부문은 모든 CPU 코어의 작업 실행 성능을 측정한다.

미 IT 전문매체 맥루머스는”M2 울트라가 애플이 이제까지 만든 칩셋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는 뜻이다”라며 “이 점수대로라면 신형 맥 프로는 애플의 인텔 기반 제품군 중 CPU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2019년형 맥 프로보다 2배가량 빠를 것”이라고 했다. 2019년형 맥 프로는 인텔의 ‘제온 W’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애플은 WWDC 당시 M2 울트라를 탑재한 맥 프로가 동영상 변환 및 3D 시뮬레이션 등 전문가용 작업에서 최대 3배 빠른 구동 속도를 구현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