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로고./로이터 뉴스1

"한국 대통령은 누구지?"라고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의 무료 버전에 질문을 던졌다. 돌아온 답변은 "2021년 9월 기준으로 한국의 대통령은 문재인(Moon Jae-in)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현재 날짜는 2023년 5월 25일이므로, 실제로는 대통령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였다.

챗GPT 플러스 유료 이용자는 지난 15일부터 '브라우징(인터넷에서 정보찾기)' 기능을 통해 최신 정보를 답변으로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무료 버전의 챗GPT는 여전히 2021년 9월 이전의 정보만을 갖고 있기에 최신 정보에 기반한 답변이 어려웠다.

그러나 무료 이용자도 조만간 최신 정보가 담긴 답변을 챗GPT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 엔진 '빙'의 검색 기능을 챗GPT에 탑재한 '플러그인(추가 기능 소프트웨어)'을 공개하면서, 조만간 무료 챗GPT용 플러그인도 내놓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 MS와 오픈AI, 협업 통해 구글 대항 AI 생태계 만든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23일(현지시각) 연례 개발자 회의 '빌드'에서 빙 검색 플러그인을 공개했다.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을 챗GPT에 플러그인으로 탑재해, 챗GPT에서 빙을 기본 검색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챗GPT 이용자가 챗GPT에 질문을 던지게 되면, 챗GPT가 내장된 빙 검색엔진에서 최신 답변을 검색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MS와 오픈AI가 구축한 플러그인 생태계에 속한 어도비, 스포티파이,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 등의 경우, 이용자가 직접 해당 사이트 접속하지 않아도 챗GPT나 빙챗 안에서 실시간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질로우 플러그인을 챗GPT 내에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부동산 매물을 검색할 수 있고, 스포티파이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지금 분위기에 맞는 최신 음악을 챗GPT가 추천해줄 수 있다.

이번 발표가 갖는 시사점은 MS와 오픈AI가 각자의 검색 기능과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협업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구글에 대항하는 AI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료를 넘어 무료 챗GPT 서비스에도 빙 검색기능을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하는 이유는, 일반 소비자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양사가 구축한 AI 생태계에 '락인(특정 서비스에 묶어두기)'해 구글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행사엔 오픈AI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이 등장해 양사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 생성형 AI 기업 혼자 '매일 최신 정보 제공'은 불가능… 검색 엔진과 협업 필수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구글은 점유율 1위의 검색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챗GPT의 근간이 된 AI 기술 역시 구글에서 시작됐다"라며 "반면 검색엔진 점유율이 구글에 못 미치는 MS와 검색엔진 기술을 당장 구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가 어려운 오픈AI는 구글이라는 강자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생성형 AI는 특정 시점까지 확보된 정보를 학습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답변을 내놓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이용자에게 매번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선, AI에게 매일 최신 정보를 모아 매일 AI를 학습시켜야 하며,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에 가깝다고 알려졌다.

이때문에 생성형 AI가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선 검색 엔진과의 협업이 중요한 것이다. 검색엔진과 생성형 AI가 협업하는 경우 생성형 AI에게 해당 데이터를 미리 학습시키지 않아도, 기존에 학습된 답변에 최신 정보를 얹어 답변을 제공하는 형태가 된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생성형 AI 기업이 단독으로 매일 방대한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키는 것은 어렵고, 이는 오픈AI도 마찬가지다. 오픈AI 같은 AI 기업이 검색엔진 등 모든 서비스를 직접 프로그래밍할 순 없다"면서 "일부 기능은 오픈소스에서 소프트웨어를 가져와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해서 사용하기까지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용자가 최신 정보를 요구할수록 MS와 MS가 필요한 오픈AI의 관계가 더 깊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