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앞세워 세계 태블릿PC 시장 1위 기업인 애플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혀가면서 애플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는 삼성전자가 태블릿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어든 307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1080만대, 710만대로, 35.2%, 23.1%의 점유율을 올렸다.
올해 1분기 두 회사의 태블릿 점유율 격차는 12.1%포인트(P)로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9.4%P 대비 7.3%P 줄어든 것이다. 삼성 태블릿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4.5%P 늘어나는 동안 애플 점유율은 2.8%P 줄었다.
◇삼성 태블릿, 가성비 좋아 매분기 3조원 매출
그렇다고 애플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올해 1분기 전체 태블릿 출하량이 19.1%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애플의 출하량 감소 폭은 10.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것과 비교해 양호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삼성 태블릿은 ‘애플 아이패드보다 가성비가 뛰어나고, 중국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탭S8 시리즈를 출시한 후 1년 3개월 넘도록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지만, 매분기 3조원 안팎의 태블릿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블릿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출고가가 낮은 스마트워치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태블릿과 관련해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블릿의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으로 7~8% 정도인 스마트폰, 스마트워치를 넘어서는 것이다.
◇중국 추격에도 선방… 하반기 탭S9 시리즈 앞세워 시장 공략
삼성 태블릿은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업체의 추격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한때 20%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 체제로 굳어진 상태다. 샘모바일은 “저렴한 가격의 중국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성능 차이를 느끼고 다시 삼성 태블릿으로 옮겨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말 새로운 폴더블폰과 함께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S9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 신제품 판매는 8월 중순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신제품에는 갤럭시S23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적용되면서 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가 기대된다. 디스플레이도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해 고주사율과 밝기 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9 시리즈를 앞세워 점유율 30%를 넘어선다는 내부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애플의 반격도 거세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패드 신제품을 통해 전 세계 태블릿 1위 자리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애플이 이번 아이패드 신제품에 처음으로 OLED를 적용하면서 점유율 지키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