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폴드4)와 '갤럭시Z플립4'(플립4)가 전시된 모습. /뉴스1

삼성전자가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를 8월 중순에서 7월 말로 앞당기고, 장소도 미국에서 국내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실적 방어에 나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플립5를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7월 26일로 앞당겨 국내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했던 8월 둘째 주 행사를 2주 앞당기고 미국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울이나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이다.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신제품은 8월 11일 전 세계에 공식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건 중국 오포와 화웨이에 이어 구글까지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전 세계 폴더블폰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2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2020년까지 시장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빠른 추격으로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45%로 떨어졌다. 중국 오포의 경우 점유율 21%(2위)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새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 시기를 앞당기고 국내로 장소를 옮기는 게 판매량 확대에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시장 부진으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이 부진에 빠진 것도 언팩 행사를 앞당기는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바일 부문이 갤럭시 S시리즈 출시 효과로 선전하면서 실적 방어 효과를 누렸다.

폴더블폰 신제품이 2주 앞당겨 출시될 경우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동안 폴더블폰 신제품은 8월 중순에 공개돼 8월 말에 판매를 시작하면서 3분기(7~9월) 실적에 1개월 정도가 반영됐지만, 언팩 행사 및 판매 시점을 2주 앞당기면 2개월 가까이 폴더블폰 신제품 효과를 실적에 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 언팩과 관련해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 폴더블폰 언팩 행사 장소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안내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