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뉴스1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이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ASP를 높여야 줄어드는 출하량 감소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중저가폰’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MX 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28조2300억원이다. 반면 MX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년 새 2.3% 늘어난 2조68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6000만대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6200만대) 대비 3.2% 줄어든 규모다. 주력 제품인 갤럭시S23 시리즈의 출시가 올 2월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지면서 신제품 효과가 2분기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 ‘포화 상태’ 스마트폰 시장서 ASP 올려야 수익성 방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실적은 ‘출하량은 줄었지만 돈은 더 벌었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ASP가 늘어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ASP가 320달러(약 38만6760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281달러)와 비교해 13.9% 증가한 수치다.

서울 시내의 한 애플 리셀러 매장에 걸린 아이폰14 광고./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저가형, 중가형, 준프리미엄, 프리미엄으로 나뉜 스마트폰 제품군을 저가형과 프리미엄으로 간소화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중가형 대신 저가형에 집중하는 동시에 애플을 추격하기 위해 준프리미엄을 없애고 프리미엄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포화 상태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당 ASP를 높여 수익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ASP는 325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애플 아이폰과 격차 여전… 갤럭시 3대 팔아야 아이폰 1대 이익

다만 애플과의 ASP 격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올해 1분기 ASP는 988달러로 삼성 스마트폰의 3배가 넘는다. 갤럭시 스마트폰 3대를 팔아야 아이폰 1대에 해당하는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출시될 갤럭시폴드 5와 플립 5를 앞세워 ASP를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 MX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조605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30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ASP를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해 400달러 이상으로 높이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