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업계가 대포폰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안으로 하나로 통합된 ‘신분증 스캐너’ 시스템을 전국 유통망에 도입한다. 신분증 스캐너는 특수 센서를 활용한 이미지 스캔, 홀로그램, 잉크 재질을 확인해 신분증의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는 기계다. 알뜰폰이 대포폰이나 전화금융사기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모두 통합 신분증 스캐너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KAIT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의 신분증 스캐너 사용 확대를 위해 해당 시스템은 연내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협조가 필요해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에는 LG헬로비전, KT엠모바일, SK텔링크 등 통신 3사 계열 업체를 포함해 수십 개의 중소 사업자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알뜰폰을 개통하기 위해서는 신분증 외에 ‘공인인증서’ 또는 ‘신용카드’ 등 추가적인 신원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오프라인 알뜰폰 매장에서는 신분증 스캐너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다. 판매점에서 여러 알뜰폰 사업자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각 사별로 신분 확인 시스템이 제각각이라, 해당 시스템과 호환되는 여러 개의 스캐너를 구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가입자가 올해 1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매년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통신 3사 대비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해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는 어두운 측면도 있다. 알뜰폰의 ‘선불유심’이 대중화되며 대포폰을 만들기가 쉬워진 것이다. 선불 유심은 사고팔기 쉬운 데다 범죄 악용 소지가 높다. 위조 신분증 등으로도 개통이 쉽게 이뤄져 허술하다는 지적이 여러차례 나왔다.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적발되는 대포폰 60~70%가 선불유심을 이용했고, 이 중 알뜰폰 통신사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AIT 관계자는 “통합 스캐너 시스템으로 신분증 원본 제출이 필수가 되면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되고, 신분증 위조도 차단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명의도용과 대포폰 개통이 방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