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속에서 SK하이닉스(000660)의 D램 생산량이 이달 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부터 단행한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월 들어 SK하이닉스의 D램 전체 생산량은 전년보다 약 10%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으며, 올 하반기에는 최대 20%까지 감소폭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웨이퍼 기준)은 현재 월 평균 약 40만장 수준으로 전년(46만장)보다 약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감산 발표와 함께 웨이퍼 투입량을 대폭 조절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기지인 중국 우시 공장과 이천 M14 생산라인 가동률을 20% 이상 낮추며 공급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11월 사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이천 M16 생산라인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서 D램 투입량을 하향조정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중장기적 운영 로드맵이 불투명해진 우시 공장에서의 웨이퍼 투입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통상 반도체 웨이퍼 투입 이후 제품 출하까지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 3개월이기 때문에 감산에 들어간 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건 3개월 이후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이 올 하반기에 최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 하반기 SK하이닉스의 D램 월 평균 웨이퍼 생산량이 월 평균 38만장 수준으로 전년보다 18~20%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SK하이닉스보다 먼저 감산에 돌입한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월 평균 33만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량을 기록했던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31만장 수준으로 물량을 줄였고, 하반기부터는 30만장 미만으로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D램 시장점유율 45%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역시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시장 공급과잉 추세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이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비해 늦은 만큼 내년에야 감산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며, 감산폭도 시장의 기대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의 13라인, 15라인을 중심으로 D램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며 일부 공정은 시스템 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대 D램 생산기지인 평택 캠퍼스 등에서의 웨이퍼 생산량 조절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수준의 생산능력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진행해오던 13라인, 15라인의 조정 작업을 통해 생산능력이 일부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체 D램 생산량에서 한자릿수 수준의 영향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