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뉴스1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넘어선 통신 3사가 올해도 평균 7%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큰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신 3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통신 3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4조6839억원이다. 지난해(4조3835억원) 대비 6.8% 늘어난 수치다. 통신 3사는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통신 3사 가운데 KT가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대표이사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 체제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통신 3사 가운데 나홀로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1조7955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의 대표 공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KT의 인프라와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며 “연간 기준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SK텔레콤은 올해 전년 대비 7.9% 늘어난 1조7401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5G 가입자 증가와 구독·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신사업 약진의 성과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데이터 추가 제공, 5G 추가 중간요금제 출시 등 실적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유무선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라며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CAPEX) 등에 대한 변수가 적어 영업이익 성장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LG유플러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1483억원이다. 이는 전년(1조813억원) 대비 6.2% 늘어난 규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올해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지 않지만, 1~2분기 실적을 보면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라며 “무선사업 매출 증가가 커지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은 유지되면서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라고 했다.

통신 3사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은 커질 수 있다. 5G 초기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만큼 5G 요금제 인하 등의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연합뉴스

통신요금 원가 공개 등 시민단체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5G 서비스에 대한 원가 자료 공개 등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으며,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참여연대는 “통신 3사가 LTE(4세대 이동통신)와 5G 서비스를 통해 폭리를 거두는 만큼 원가를 공개하는 방법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라고 했다.

한편 통신 3사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호실적에 힘입어 1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각 사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4500만원으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억300만원, 1억100만원이다.

업계는 올해 통신 3사의 임직원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5~7%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8%, 7% 뛰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을 감안할 때 임직원 평균 연봉도 비슷한 수준인 6% 전후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