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편집부

KT(030200)가 7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내정했다고 7일 밝혔다. 정치권에서 KT 대표 선임 과정을 비판하고 나선 것에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KT 이사회는 윤 내정자가 구현모 현 대표의 뒤를 이어 KT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KT 이사회는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모처의 한 호텔에서 차기 KT 대표 최종후보군으로 선정된 4인에 대해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대상은 윤 내정자를 포함해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4인이었다.

심사 결과 이사회는 이사 전원 합의로 윤 사장을 차기 대표 내정자로 확정하고,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날 면접을 진행한 사외이사는 강충구 의장, 김대유 DB생명 사외이사, 유희열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KCRC) 이사장, 표현명 전 KT렌털 대표,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등 6인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뉴스1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전 제시”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像)에 대한 의견 등을 고려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내정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또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이어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특히 윤 내정자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과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의 디지털 전환(DX)사업 가속화와 인공지능(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윤경림 차기 대표 내정자는… 네트워크·신사업 기획 전문가

윤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과 석사, 1997년 카이스트에서 ‘네트워크 산업에서의 상호접속요금에 관한 게임이론적 분석’이란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윤 내정자는 LG데이콤으로 입사해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시절부터 국내에서 손꼽히는 통신분야 전략과 과금 전문가로 고속 승진했다. 이후 여러 회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아 신사업 전문가로 성장했다.

KT에선 신사업본부장, 미디어본부장, 서비스개발실장 등 통신산업의 신규사업 발굴 및 미디어 등 융합사업 업무를 담당했다. CJ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략기획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현대자동차 부사장 시절에는 오픈이노베이션전략을 담당했다.

이후 2021년 9월 구현모 대표가 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구원투수로 윤 내정자를 KT로 다시 호출했다. 윤 내정자는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설된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총괄했다. 현대차와 지분교환을 통한 모빌리티 사업 강화, CJ ENM과의 협력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KT OTT ‘시즌’의 합병 등을 이끌었다.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오른쪽)과 강호성 CJ ENM 대표와 지난해 3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이스트에서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KT 제공

윤 내정자는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차기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편 KT 이사회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모든 대표이사 인선 과정에서 사내이사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공개모집을 통해 총 33명의 사내·외 후보자군을 구성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인선자문단은 후보자들의 지원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지배구조위는 사외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의 1차 및 2차 압축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면접대상자를 선정했다. 사내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이 1차 압축한 후보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리더십 진단 의견과 그동안의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 인선자문단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통보한 사외 후보 2인과 함께 사내 후보 2인으로 구성된 4인이 이날 면접 심사 대상자로 좁혀졌으며, 이사 전원 합의로 차기 대표 후보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