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JMS 정명석과 피해자 메이플씨의 대화 녹음본을 공개했다./ 넷플릭스 제공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씨의 성범죄 혐의를 다룬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이 공개되며 후폭풍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3일 스스로 신이라고 칭하는 네 인물을 다루는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공개했다. 넷플릭스가 투자하고 MBC가 제작을 맡은 이 다큐멘터리에는 정명석을 포함해 이재록, 김기순, 박순자에 대한 내용이 피해자들 증언과 함께 담겼다.

JMS 측이 다큐멘터리 공개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나는 신이다’에는 관심이 쏠렸다. 다큐멘터리 공개에 앞서 JMS 측은 현재 재판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2일 이를 모두 기각하면서 다큐멘터리는 넷플릭스에 3일 그대로 공개됐다. 재판부는 “MBC와 넷플릭스는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주관적 자료를 수집해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JMS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프로그램 중 JMS와 관련된 주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JMS 교주는 과거에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실이 있는 공적 인물이다”라며 “프로그램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라고 했다.

개봉된 다큐멘터리 1화는 정씨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홍콩 출신 메이플이라는 여성의 폭로로 시작됐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공개한 채 인터뷰에 나선 메이플은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라며 정씨가 “나 꽉 껴안아 줘” “아유, 히프 크다” “× 나왔어?” “나는 한 50번은 ×거 같아” 등의 말을 한 녹음본을 공개했다.

또 정씨로부터 정신적인 학대를 받은 여성들이 정씨에게 “주님, 들어오세요”, “주님, 피곤하시죠?”, “저희와 함께 반신욕 해요”, “저희가 주님의 피로를 확 녹여드릴게요”라며 양팔로 하트를 그려 보이는 모습 등이 다큐멘터리에 담겼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을 신 또는 메시아라고 칭하며 젊은 여성들을 자신의 신부인 ‘신앙 스타’로 뽑아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JMS를 탈퇴한 목사들의 진정서에는 정명석이 “1만명의 여성을 성적 관계를 통해 하늘의 애인으로 만드는 것이 하늘의 지상 명령”이라고 주장했다는 증언도 있다.

한편 정씨는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직후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등을 총 17회에 걸쳐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씨가 신도들에게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자신의 말과 행동을 거부하지 못하게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피해자를 전혀 세뇌한 바 없으며 강요하거나 폭행·협박한 적도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