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에서 제조업은 너무 하기 힘든 산업이었습니다. (지금의) 미중 갈등은 한국 제조업에 천운이나 다름없는 기회입니다. 한국 제조업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은 3일 경기도 판교 다산타워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4전 5기의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알려진 남 회장은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가 국제 정세에 의해 가로막힌 지금이 한국 제조업이 도약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3000만원 빌려 창업… 30년 생존한 벤처 1세대
다산네트웍스는 1993년 3월 벤처 1세대 창업기업으로 출발했다. 남민우 회장은 "월급쟁이로 일하던 시기에 어느 은행 지점이 3000만원을 빌려줄테니 사업을 해보라고 해서 그냥 저질러버리듯이 창업을 했었다"며 회상했다.
창업 이후 기대와 달리 1998년까지는 살아남기 위한 경영에 매진했다. 다산네트웍스는 2004년 쌓여가는 부실과 현금 고갈로 결정적 위기를 맞게 됐다. 이때 지멘스가 구세주로 등장했다. 남 회장은 "당시 지멘스가 1억달러를 투자해서 겨우 위기를 넘겼고 2005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벤처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남 회장은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2세대 벤처들은 게임이나 콘텐츠, 3세대들은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는데 이는 아직 대기업이 장악하지 않은 분야이기에 비교적 선전할 수 있었다"며 "반면 1세대는 제조업 위주였고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다산네트웍스가 30년간 생존하며 새로운 미래를 구상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을 사업 다각화와 생태계 구성으로 꼽았다. 그는 "다산네트웍스가 지속적인 성장가도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라며 "위기가 올 때마다 사업을 다각화하고 다양한 사업 생태계를 구성해놓았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은 한국에 천운"… 車 전장산업에 미래 30년 건다
남 회장은 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미국 제재로 인해 운신의 폭이 제한된 지금이 한국 제조업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5년 전만해도 심각한 고민을 했다. 한국에서 통신장비 사업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가 세계 최초의 기술을 만들어도 아무것도 보호받지 못하고 업계가 금방 상향 평준화됐다"며 "한국은 별별 노력을 다 해봐도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통신장비뿐만 아니라 모든 제조업이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갑자기 상황이 좋아졌다"며 "한국이 꾸준히 제조업을 늘리고 버텨온 것에 보답을 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 회장은 회사의 미래 30년 먹거리로 자동차용 전장 네트워크 장비 등을 언급했다. 그는 "자동차 통신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경쟁력을 축적해온 자체 이더넷 통신기술을 자동차 전장산업에 적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 네트워크 장비에 이어 차량 인터넷 통신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형을 키우는데 집중하기보다 혁신과 도전, 창조의 기업가정신이 항상 살아 숨쉬는 기업문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 3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30년도 기회를 찾아 누구보다 먼저 도전하고 끊임없이 혁신하여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원한 벤처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