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요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 종류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통신사를 향한 5G 중저가 요금제 확대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ICT총연의 ‘2022년 스마트폰 요금과 통신 품질의 해외 비교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의 5G 요금(20GB 데이터 제공 기준)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7312엔(7만원), 한국 6127엔(5만8000원), 독일 5927엔(5만7000원), 프랑스 3130엔(3만원), 영국 2741엔(2만6000원), 일본 2445엔(2만3500원) 순으로 통신요금이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프랑스(9446엔·9만원)와 독일(8717엔, 8만4000원)보다 저렴하지만, 소득수준이 한국의 2배에 가까운 미국(7312엔)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1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들의 이용 요금은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등과 비교해 5G, LTE 요금제 등이 2~3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 주요 국가보다 더 높은 통신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내 통신사들이 5G 고가 요금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61개로, LTE 요금제(158개)의 약 38.6%에 불과했다. 요금제 금액대도 높은 편인데 선택의 폭도 좁은 셈이다.
반면 해외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 통신사 EE는 5G 요금제 기준으로 0.25GB·1GB·3GB·10GB·40GB·100GB·무제한 등으로 구성했다. 영국의 다른 통신사 O2도 20GB·40GB·60GB 등으로 세분화했다.
O2는 독일에서도 월 29.99유로(약 4만원)에 4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서비스 중이다. 독일 보다폰은 5G 요금제를 4GB·15GB·30GB·40GB 등으로 나눠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NTT도코모와 KDDI가 소량 구간에서 1~7GB사이의 다양한 요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KDDI는 5G 데이터 20GB를 월 2480엔(약 2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중저가 요금제도 출시했다. 이는 LTE 요금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한국은 절대적인 통신요금도 비싸지만 요금제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 소비자들이 무제한 데이터 등 고가 요금제 선택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한국도 해외 국가들처럼 다양한 종류의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