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력 판매 제품 중 하나인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중국 기업인 YMTC가 한국 기업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3 기자 간담회에서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최근 YMTC가 232단까지 쌓아 올린 3D 낸드플래시를 판매하고 있다”며 “현재 이 정도 적층 기술이 들어간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선 구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모리의 층이 높아질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주요 업체들이 메모리 적층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패키징 핵심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에서도 YMTC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구리로 직접 연결해 배선 길이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전력 효율도 높여 주요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최 박사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YMTC에서 3D 낸드플래시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라며 “이 기술을 통해 YMTC는 낸드플래시 적층을 300~350단까지 쌓을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업체들은 290단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2년이 지나면 기술력이 한 세대까지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D램 시장에서 미국 마이크론의 추격도 가파르다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그는 “D램 같은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회사가 경쟁하고 있다”며 “아직 D램 시장을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으나 차세대 제품인 4세대(1a) D램의 경우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불황에 빠진 반도체 시장 전반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이나 스크보르초바(Inna Skvortsov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7% 줄어든 5500억달러(약 677조) 수준일 것”이라며 “다만 이런 하락세는 단기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산업의 성장으로 반도체 생산량과 수요도 늘면서 시장도 빠르게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SEMI에서 주최한 세미콘코리아 2023은 최신 반도체 재료, 반도체 기술, 시장 트렌드 등 업계 최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약 450여개 기업이 참여해 2100여개의 부스에서 방문객에게 최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