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2017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종료 이후 광고·커머스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탓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범국민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안을 지급하는 등 지출도 컸다. 양사는 올해 물류 사업 확대, 새로운 형태 광고 도입 등 대대적인 재정비를 통해 반등을 꾀할 셈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네이버, 카카오의 2022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1조3142억원, 5858억원으로 전년 대비 0.85%, 1.53% 감소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9425억원, 2019년 1조1550억원, 2020년 1조2153억원, 2021년 1조3255억원이었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729억원, 2019년 2068억원, 2020년 4559억원, 2021년 5969억원이었다.

증권가는 지난해 광고·커머스 시장 둔화가 두 회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시장 전반이 불경기를 맞이하면서 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줄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광고 사업 의존도는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각각 43%, 20%를 광고에 기대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네이버 실적 전망 관련 보고서에서 "(4분기는)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영향에 따라 광고 매출 성장이 더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도 "네이버의 4분기 매출은 광고 업황 둔화로 디스플레이 광고 회복이 부진하고, 검색 광고는 방어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광고 사업의 매출 비중 하락, 일부 계열사의 일회성 인건비 상승 등으로 4분기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침으로 양사가 주력하는 커머스 사업 역시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도 위축된 상태다. 각종 일시적 비용도 4분기에 반영된다. 네이버는 이달 초 미국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하며 포시마크가 보유한 가용 현금을 포함한 13억1000만달러(당시 약 1조6700억원)를 대금으로 지불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비스 장애를 겪으면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보상안을 마련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9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사무실에서 임직원과의 상견례 및 사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상으로 일반 이용자에게 이달 5일부터 20일까지 지급한 이모티콘 3종. /카카오

증권가는 양사가 올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전면 보강,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브랜드스토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말 출시한 '도착보장' 서비스 본격화 등을 통해 거래액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지난달 SK에너지와 손잡고 간접적인 형태의 물류센터 확보에 나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등 도심 속 SK주유소를 물류센터로 활용해 상품 도착일 보장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톡채널을 강화해 중소 광고주, 소상공인 광고주의 비율을 확대, 지금의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의 광고 사업은 전체 광고주 중 1%가 매출의 70%를 견인하는 구조다. 카카오 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친구 1000명 이상의 톡채널은 5만7000개, 친구 1000명 미만인 톡채널은 160만개에 달한다"며 "올해 친구 1000명 이상을 가진 톡채널을 30만개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내년 양사 실적 성패를 가를 사업은 해외 콘텐츠 사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해당 사업 매출은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흑자 전환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측은 "일본과 미국에서 유료 이용자 수가 늘고 있고, 월 결제 금액도 한국 평균(9000원)보다 일본(3만5000원), 미국(1만3000원)이 높다"며 내부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부터 타파스를 비롯해 주요 플랫폼에 순차 도입하고 있는 '3다무(3시간마다 다음 유료회차 무료로 공개)' 시스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양사는 모두 10% 후반대의 연간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난해 예상 매출은 각각 8조1750억원, 7조236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