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 K스타트업들이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에게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이창환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엑스포는 전 세계에서 모인 스타트업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이 열리는 메인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3㎞ 정도 떨어진 이곳에는 스타트업 부스가 차려진 ‘유레카 파크’가 있다.

빅테크와 대기업의 독무대였던 CES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 찬 스타트업들이 미래 기술을 뽐내며 대거 참여한 것이다.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프랑스,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유레카 파크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자신들만의 기술을 자랑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의 활약이 돋보였다. CES 주최 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355개가 유레카 파크에 부스를 차렸다. 28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던 2017년과 비교하면 6년 만에 10배 이상이 늘었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 K스타트업들이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에게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이창환 기자

K스타트업은 혁신상 100여개를 휩쓸었고, 최고 혁신상도 4개나 받았다. 시각장애인용 촉각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닷인코퍼레이션,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내놓은 지크립토, 인공지능 기반의 메타버스 음악 상품을 만든 버시스 등이 최고 혁신상 수상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 혁신상을 받은 그래핀스퀘어 대표 홍병희 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활용한 난방 기기를 선보였다”며 “구리보다 100배 이상 열전도율이 높아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이 지원하는 스타트업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출신 스타트업 10곳이 참여했고,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조직인 네이버D2SF와 카카오의 벤처투자 조직인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26곳도 유레카 파크를 수놓았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4족 로봇 보행 개 '스팟'이 유레카 파크에 등장했다.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지원·육성 투자 플랫폼인 제로원을 통해 지원받는 스타트업 10곳도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데리고 등장했던 4족 보행 로봇 개 ‘스팟’도 유레카 파크에 등장해 재롱을 피웠다.

일본 스타트업은 숫자에서는 밀렸지만 전시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일본만의 문화에 디지털 기술을 입혀 많은 관람객이 J스타트업 부스를 찾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서 주최한 J스타트업관에는 37개 기업이 저마다의 기술을 뽐냈다. 향기가 나는 비디오 플랫폼을 개발한 아로마조인, 초소형 전기 바이크를 들고나온 코마, 웨어러블 내비게이션을 내놓은 루비치 등의 스타트업이 눈길을 끌었다. 로봇 스타트업 요카이 익스프레스는 라멘로봇 자판기 옥토셰프를 선보였는데, 버튼을 한번 누르자 순식간에 일본식 라멘이 완성돼 관람객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엑스포 유레카 파크에서 일본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들에게 기술을 선보였다. /이창환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유레카 파크를 찾아 혁신상을 받은 기업을 격려하고 K스타트업을 둘러봤다. 이 장관은 “10여년 전부터 이야기되던 초연결이 현실화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디지털 경제 분야는 돌격대로 들어가서 깃발을 먼저 꽂아야 하는데 K스타트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