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IP 다양화에 나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신규 IP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리니지로 쏠린 매출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쓰론앤리버티(TL)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TL의 글로벌 퍼블리싱(유통)을 마이크로소프트(MS) 또는 아마존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는 퍼블리싱 계약 등을 고려해 올해 2분기에 TL의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TL은 엔씨소프트가 기존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과 차별화된 MMORPG 개발을 목표로 만들고 있는 PC·콘솔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당초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 후속작’을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방향을 틀어 신규 IP로 TL을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을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올라운드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12월 사전 공개 영상에서 “TL은 누구든지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포 올(Play For All)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의 성공적인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규 IP 개발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LLL’이 대표적이다. LLL은 트리플 A급의 3인칭 슈팅게임으로 슈팅과 MMO, 오픈월드를 조합한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선보인 게임들과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개발 방향이다.
콘솔 신작 프로젝트M은 한발 더 나아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으로 제작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캐릭터의 세밀한 움직임과 표정이 구현된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가 공개되면서 이용자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밖에도 모바일 대작 ‘프로젝트G’, 난투형 대전 액션 ‘프로젝트R’, 수집형 RPG ‘BSS’, 퍼즐 게임 ‘PUZZUP’ 등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규 IP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올해를 해외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는 분위기가 강하다”라며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규 IP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신규 IP 개발과 함께 마케팅과 퍼블리싱 능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전략도 펼치고 있다. 개발 초기부터 이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오픈형 개발 문화 엔씽(NCing)을 도입했다. 또 해외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직접 서비스에서 벗어나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TL이 지금까지와 다른 경험을 추구하고 있듯이 글로벌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퍼블리셔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신규 IP를 앞세워 ‘내수기업’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인 9000억원의 해외 매출(로열티 포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 엔씨소프트의 누적 해외 매출은 7363억원으로 최고 규모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엔씨소프트가 올해 TL 등 신작을 앞세워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앞세워 지난 20년간 성장했지만, 신규 IP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리니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라며 “TL과 LLL, 프로젝트M 등 신규 IP 개발을 시작한 만큼 엔씨소프트의 탈(脫)리니지 기조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