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4월 열린 월드IT쇼에서 선보인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모습. /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XR) 기기용 마이크로 OLED 파일럿(시제품) 라인 구축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XR 기기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2024년부터 서서히 개화기를 맞고 2030년쯤엔 10억대에 근접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앞으로 20년 이상을 책임질 수도 있는 미래 기술인만큼, 선제적으로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7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있는 A2라인에 마이크로 OLED 시제품 생산을 위한 장비 반입 계약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라인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관측되며 고객사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생산 제품의 스펙(사양)을 정할 예정이다. 시제품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는 소규모로 양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부산에서 열린 IMID 2022 개막식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요구에 맞춰 마이크로OLED, 마이크로LED를 함께 준비하고 있으며 2024년에 일부 제품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일럿 라인은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수율(생산물품 중 양품비율) 확보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 OLED 기술이 가장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특히 내년부터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XR 기기 분야다. 기존의 액정표시장치(LCD) 기술로는 XR 디스플레이의 완전한 구동이 어렵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도 마이크로 OLED 탑재를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23년 '예술산업종합지원플랫폼' 개관을 앞두고 진행한 행사 중 시민들이 VR(가상현실)과 XR(확장현실) 기기를 이용해 고전극 크리스마스 캐롤을 관람하고 있다. /뉴스1

XR 기기를 출시할 대표적인 기업은 글로벌 '큰손' 애플이다. 애플은 내년 중 XR 헤드셋을 양산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니도 내년 7년 만에 신제품 플레이스테이션 VR2를 내놓을 예정이다. 메타는 지난달 말 VR 기기 '메타 퀘스트 프로'를 선보인 데 이어 내년에도 꾸준히 관련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며, AR 글래스 역시 2024년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구글도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통해 A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