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위메이드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 가상자산 위믹스 상장 폐지 이후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위메이드는 유통량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위믹스를 직접 소각하는 한편 법원 가처분 기각에 항고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가 결국 게임회사 본분대로 신작 게임 출시 등에 힘써 기존 ‘미르’ 시리즈를 뛰어넘는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야 다시 게임사로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상장폐지 후 시장에서 좁아지는 입지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전날 위믹스 가치를 올리겠다며 위믹스 재단 보유물량 위믹스 7130만2181개를 소각했다. 복구와 출금이 불가능한 ‘데드 월렛’에 위믹스를 전송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회사는 이날 지속해서 총발행량을 축소하는 ‘수축 토큰경제’를 구현하고 위믹스를 디플레이션 코인으로 만들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소속 거래소 4곳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위믹스의 유통량 계획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위메이드는 이들 거래소를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이를 기각했다.

유통량 문제로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당한 위메이드가 위믹스 유통량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서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다. 위메이드 측은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블록체인 토큰 경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코인의 총발행량이 증가하고, 늘어난 발행량으로 개별 토큰의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라며 “위믹스는 인플레이션 구조를 해결하고, 위믹스의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총발행량 감소’ 정책을 실시할 것이다”라고 했다.

위메이드가 내년 출시 예정인 나이트 크로우 포스터. /위메이드 제공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외 또 다른 국내 거래소인 ‘지닥’에 위믹스를 상장한 것 역시 가상자산 시장 내 신뢰를 회복하고 거래 정상화를 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 위메이드가 지난 8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에 위믹스를 상장하면서 투자자가 위믹스를 국내에서 거래할 방법이 생겼다. 지닥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만큼 기존 위믹스 투자자도 위믹스를 지닥으로 전송해 거래할 수 있다.

회사는 법적인 대응도 이어가고 있다. 전날엔 위믹스 상장 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즉시항고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신속한 재판단을 요구하는 제도다. 이는 재판부가 지난 7일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 데 불복하고 거래지원을 재개하고자 하는 위메이드의 조치다.

다만 위메이드가 업계에서 다시 주요 게임사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은 물론 기존 ‘미르’ IP를 뛰어넘는 새로운 신작 게임 흥행을 성공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본분에 충실하게 게임으로 다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는 시각이다.

위메이드플레이의 신작 모바일 게임 3종 ‘애니팡 매치’, ‘애니팡 블라스트’, ‘애니팡 코인즈’. /위메이드플레이 제공

위메이드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나이트 크로우’와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회사가 최근 집중하던 가상자산 사업이 아닌 게임 그 자체로 다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앞서 지난 11월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에서 이들 신작을 공개해 게임 이용자의 관심이 쏠렸다.

더 나아가 두 게임 역시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버전으로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데, 이 게임들이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게임 자체는 물론 이 게임들에서 이용되는 위믹스의 효용성까지 다시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플레이는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애니팡’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애니팡 매치’, ‘애니팡 블라스트’, ‘애니팡 코인즈’의 글로벌 사전 예약 역시 그대로 진행 중이다. 모바일게임 3종은 캐주얼 게임에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버전으로 해외에서 위믹스플레이를 통해 12월 중 출시할 예정인데, 기존 애니팡 IP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한다면 악재 속 위믹스 플랫폼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