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투자자들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건물 앞에서 위믹스 상장 폐지 이유 공개와 투자자 피해보상 촉구 집회에 나선 모습. /뉴스1

위메이드(112040)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의 상장 폐지 가처분 신청 여부가 7일 오후 결정된다. 가처분 신청을 심문한 재판부가 지난 2일 “7일 저녁 전까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신뢰를 충분히 회복한 만큼 가처분 인용을 확신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위메이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 산하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상대로 낸 상장 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이날 오후 6시 전에 결정할 계획이다. 닥사가 위믹스에 대한 거래 지원을 오는 8일 종료하기로 한 만큼 그전까지 법적 판단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재판부가 드러낸 상태다.

위메이드 측 변호인단과 4개 거래소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한 상태다.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 유통량 논란을 소명하는 자료와 함께 닥사 결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내용을 제출했다.

반면 거래소 측 변호인단은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한 유통량 위반 내용과 유의 종목 지정 중 위메이드가 제출한 정보의 오류 자료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은 사실상 모든 해명 자료를 제출한 만큼 재판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뉴스1

가상자산 업계는 위믹스에 대한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닥사의 상장 폐지 결정이 위메이드에 대한 갑질에 해당하고, 이유로 밝힌 유통량 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믹스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무를 다했다는 게 위메이드 측 주장이다. 실제 위메이드는 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위믹스에 접목해 위믹스 예상 유통량 공시·상시 공시 시스템·위믹스 재단 보유물량 수탁 등 자체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또 전 세계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시세와 거래량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코인마켓캡에 위믹스의 공급량과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닥사가 상장 폐지 이유로 거론한 ‘중대한 유통량 위반’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 정보 제공을 결정한 것이다. 전날에는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전문기업 크로스앵글과 위믹스 유통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 실시간 유통량 감시 서비스, 초과 유통 알람, 분기별 온체인 감사 보고서 등이 가능하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넘어 시스템을 감시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라며 “위믹스는 가상자산 실시간 유통량 감시 서비스를 도입한 첫 번째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했다.

위믹스 로고

다만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지난해 8월 피카프로젝트와 드래곤베인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상장 폐지(거래 지원) 여부에 대한 거래소의 판단은 그것이 자의적이라거나 부정한 동기·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가상자산 상장 폐지 여부를 거래소의 재량으로 판단한 만큼 이번 재판에서도 동일한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

닥사 측이 주장한 임직원 연루 의혹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닥사는 지난 2일 가처분 심문에서 임직원 관련 문제를 추가로 제기했다.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계열사 간 자금 동원을 위해 임직원을 통해 위믹스를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가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위믹스는 예정대로 오는 8일 오후 3시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다. 이렇게 될 경우 투자자들은 위믹스를 개인 지갑 또는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위믹스를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설 경우 위믹스 가격과 위믹스에 대한 신뢰는 급락할 수 있다.

한편, 위메이드는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위믹스 생태계 확장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5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에서 “(어떤 경우라도) 글로벌 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이라는 우리가 가야 할 길에 이번 일이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라며 “위메이드와 우리 생태계 위믹스는 건재하니, 여러분들도 너무 깊이 심려하지 말고 맡은 바 일을 그대로 진행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