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다. 법원이 위믹스 상장 폐지를 내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 산하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위믹스 사업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위메이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 산하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상대로 낸 상장 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오는 8일 오후 3시부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가 종료된다. 위믹스 투자자는 내년 1월 5일 오후 3시까지 거래소에서 위믹스를 현금화해야 한다.
위메이드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가처분 신청 기각 판결을 받았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라며 “다만 닥사가 내린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으로 앞으로 진행될 본안 소송과 공정위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위믹스 거래 정상화와 위믹스 생태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닥사는 지난달 24일 위믹스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을 상장 폐지 이유로 들었다. 닥사는 가처분 심문에서도 위믹스가 유통량 위반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다시 위믹스가 국내에서 거래되면서 가상자산 거래 질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믹스는 국내 중견 게임 업체인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다. 위메이드가 제작한 게임과 결합해 아이템을 거래하는 데 위믹스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주요 게임이 위믹스 생태계에 합류하면서 위믹스를 게임 화폐처럼 사용하는 연합체가 구축됐다. 위믹스를 사용하는 게임은 20여개로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에 위믹스를 온보딩한다는 계획이었다.
위믹스 사태가 발생한 건 지난 10월 26일이다. 위믹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배 넘게 늘어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이후 위메이드가 밝힌 위믹스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에서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신뢰가 무너졌다. 이에 닥사는”위믹스가 제출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다”라는 이유로 지난 10월 27일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위믹스 가격은 급락했고 위메이드 주가도 하루 만에 20% 넘게 빠졌다.
위메이드는 추가 유통된 위믹스 내역을 등 설명 자료를 공개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당초 위메이드는 각 거래소에 2억4957만개의 위믹스를 발행하겠다고 알렸지만, 실제로는 7245만4705 위믹스가 추가로 발행된 상태였다. 위메이드는 추가 물량 중 2500만 위믹스는 위믹스 연동 게임 등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공급용 1165만 위믹스는 블록체인 투자 및 기업 인수용, 3580만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새로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 달러 발행을 위한 담보물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가상자산의 유통량을 문제 삼아 상장 폐지를 결정하는 건 부당하다”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가처분 심문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위메이드 측 변호인단은 “투자자 보호를 내세운 닥사의 결정이 현실화할 경우 위믹스 투자자들이 피할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이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만큼 위믹스는 예정대로 오는 8일 오후 3시 상장 폐지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위믹스를 개인 지갑 또는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위믹스를 거래할 수 없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이 과정에서 위믹스를 대거 현금화할 경우 위믹스 가격과 위믹스에 대한 신뢰는 폭락할 수 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나온 직후 위믹스 가격은 50% 이상 급락했다.
위메이드는 법원 결정과 별개로 위믹스 생태계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위믹스를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로 준비한 만큼 해외를 중심으로 위믹스 생태계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본안 소송을 통해 상장 폐지의 불합리함을 따져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정위 제소에 집중해 상장 폐지를 되돌리는 데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