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스토어 가격 책정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기존의 0.99 달러를 기준으로 한 등급별 가격 수를 약 10배 규모로 늘려 세분화했는데 이는 2008년 앱스토어 출범 이후 최대 규모 개편이다. 또 한국 시장에서 지적받은 수수료 과다 책정 문제를 개선해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의 수수료 부담 비율을 낮췄다.
7일 애플은 900개 기준 가격을제시하고 175개 지역 앱스토어에서 45종의 화폐 단위로 제품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애플은 앱이나 앱 내 구입 가격을 0.99달러 단위로 책정한 뒤 0.99달러는 1티어, 1.99달러 2티어, 2.99달러 3티어 식으로 가격 단위를 구성했다. 앱 개발사는 애플이 제시한 가격 중 하나를 선택해 콘텐츠 가격을 정할 수 있었다. 애플은 국내에서는 94개의 기준 가격을 제시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애플은 일방적으로 국내 인앱결제 가격을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는데, 환율 변동에 따라 전 세계 가격을 균등화하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설명해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애플은 이번 가격 책정 방식 개편으로 환율 및 세율이 크게 변동하는 경우에도 개발자가 선택한 지역(국가) 앱스토어에서 현지 판매 가격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앱 개발자가 한국 앱스토어를 기준으로 앱 가격을 설정하면, 환율 및 세율 변동에 따라 해외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해당 앱 가격이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준점을 원화로 설정할 수 있고, 국가마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수도 있다.
자동 갱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은 이날부터 바로 적용되며, 인앱결제 방식 앱은 내년 봄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한국 등 7개 국가에서는 개발자가 책정된 수수료에 세금 부과 여부를 지정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국 개발자들은 수수료 산정 이전에 부가세 등을 제하고 수수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과다 징수했다는 의혹을 놓고 조사에 나서자 이뤄진 조치다. 지난 8월 한국모바일게임협회는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 약 3450억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신고했다. 애플이 개발사들로부터 받아야 할 인앱 결제 수수료율은 30%지만, 공급가액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금액을 매출액으로 잡아 실제로는 33%를 떼갔다는 것이다.
이에 애플은 지난달 22일 "2023년 1월부터 대한민국 내에 기반을 두고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발자들을 위한 세금 서비스를 변경할 예정이다"라며 "대한민국 개발자들이 국내 앱스토어에서 발생시킨 매출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수수료를 산정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