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삼성전자, TSMC 등에 주도권을 빼앗긴 최첨단 미세공정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되찾기 위한 목표들을 달성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이어 4nm 공정이 준비된 상태이며 내년부터는 3nm 진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 켈러허 인텔 부사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기별 목표(마일스톤)를 달성하거나 또는 그 이상으로 진도를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켈러허 부사장은 인텔의 공정 기술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다.

앤 캘러허 인텔 기술개발부문 수석부사장. /인텔 제공

켈러허 부사장은 과거보다 훨씬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전례가 없는 속도로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목표 달성이 심각하게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한 비상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는 7나노(nm·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4나노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으며 3나노 반도체도 내년 하반기에는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텔이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하려 하지 않고 대신 더 많은 장비 공급업체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인텔이 모든 것을 주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월 인텔은 수요 축소 등에 의한 실적 악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예산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텔은 지난해 3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힌 이후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해 4월에는 200억달러(약 26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으며, 올해 1월에도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로 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위해 800억 유로(약 110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텔은 수십 년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업계 선두를 지켜왔으나,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시장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을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내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