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네이버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파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왼쪽부터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한다고 6일 밝혔다. 기존 컴퓨팅 구조에서 소위 '폰 노이만 병목' 현상으로 획기적인 컴퓨팅 성능 향상이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 설계, 제조를 위해 두 회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005930)와 네이버의 협력은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초대규모(하이퍼스케일, Hyperscale) AI'의 성능 향상은 처리할 데이터와 연산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성능과 효율 향상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응용은 이미지 분류, 음성 인식, 기계 번역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는데 인공지능 시스템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메모리의 성능 향상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컴퓨팅 시스템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흔히 '폰 노이만 구조'라고 불리는 컴퓨터 설계 때문이다. 통상 중앙처리장치(CPU)-주기억장치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컴퓨터 설계기법인 폰 노이만 구조에서는 CPU와 기억장치(메모리) 사이에 하나의 통로로 통해 순차적으로 데이터가 이동하며 처리되는데(직렬처리), 처리해야할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 지연현상이 생긴다. 이를 '폰 노이만 병목현상'이라고 한다.

따라서 기존의 메모리 개념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워 기존 메모리의 역할을 뛰어넘는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영역에 일부 활용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연구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융복합을 통해 메모리 병목현상을 극복하고,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운용하면서 학습이 완료된 초대규모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를 제거하거나, 파라미터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해 초대규모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HBM-PIM, CXL 등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초대규모 AI 시스템에서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AI 서비스 기업과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PIM,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등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메모리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