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웨어러블 기기 전문 업체인 제프 헬스(Zepp Health)가 지난 10월 스마트워치 '어메이즈핏'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 GTR 4와 GTS 4 신제품을 내놨다. 제프 헬스는 국내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샤오미의 협력사였던 화미(Huami)가 이름을 바꾼 것이다. 화미는 2013년 설립돼 샤오미에 스마트워치와 밴드 등을 공급해왔는데, 2018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제프(Zepp)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회사명까지 제프 헬스(Zepp Health)로 변경했다.
샤오미가 '가성비' 브랜드로 알려져있는 만큼 어메이즈핏도 소비자에게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지만 GTR 4나 GTS 4 같은 플래그십 모델은 가격대가 26만8000원으로 그렇게 저렴하지만은 않다. 필요한 기능도 빠짐없이 갖췄다. GTR 4와 GTS 4는 디자인 면에서만 차이가 있고 가격과 기능이 모두 같은데, GTS 4를 1주일간 사용해봤다.
GTS 4를 사용하면서 가장 장점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배터리였다. 제품 포장을 뜯었을 때 배터리는 68%까지 충전된 상태였는데, 10%대까지 떨어져서 충전하라는 경고 알림이 뜰 때까지 딱 1주일이 걸렸다. 1주일 동안은 배터리를 아끼려는 노력 없이 편하게 사용했다. 격한 운동 2번, 가벼운 운동 1번을 할 동안 모두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었고, 다만 잘 때는 대부분 빼고 잤다. 수면 기능을 매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완충해서 사용하면 한 번 충전으로 최소한 1주일 이상 간다는 것이다. 제프 헬스도 GTS 4에 3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평균 8일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최대 30일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도 한 번 충전으로 3일가량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충전을 해줘야 하는데, 배터리가 오래간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디스플레이는 직사각형 모양인데 HD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시인성이 좋았다. 다만 크기가 1.75인치(44.45㎜)로 다소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디스플레이가 손목을 꽉 채울 정도기 때문에 크기만 놓고 본다면 여성에게는 좀 더 작은 사이즈인 'GTS 4 미니' 모델이 좋을 것 같다. 다만 미니 모델은 기능을 일부 덜어냈고 가격대도 낮췄다.
GTS 4는 크기에 비해 생각보다 가벼웠다. 무게 27g에 두께도 9.9㎜에 불과하다. 애플워치의 경우 44㎜모델은 무게 32.9g, 두께 10.7㎜다. 갤럭시워치는 44㎜ 모델이 무게 33.5g, 두께 9.8㎜다. 디스플레이 터치 정확도도 좋고 응답성도 빠르다. 밴드는 가죽이 아니라 나일론 소재인데, 운동할 때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느꼈다. 시곗줄 교체도 물론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제프(Zepp) 앱을 깔면 스마트워치에서 측정된 건강 관리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설정도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로 심박수 측정은 물론이고 혈중 산소포화도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할 수 있다. 또 몇 분에 한 번씩 자동으로 측정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심박수는 뛰거나 움직여도 측정이 잘 되는데, 혈중 산소포화도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은 조금 어려웠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로 30초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움직임에 민감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측정에 실패했다고 나와서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는 못했다.
운동 측정 종류는 150개 이상으로 다양하다. 워킹, 트레드밀, 트랙런, 아웃도어 싸이클링, 인도어 싸이클링, 실내 수영, 등산, 골프 스윙, 로잉 머신, 요가, 스키, 스노우보딩 등 다양한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심박수, 소모 칼로리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설정에 들어가서 운동 종류를 직접 선택한 다음에 운동할 수도 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 모니터링은 운동 반복 횟수, 세트수, 휴식 시간도 자동으로 측정한다.
일상에서 유용한 기능 중 하나는 지나치게 오래 한자리에 앉아 있을 때 경고 알림이 뜬다는 것이었다. 한 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있으면 일어나서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라는 알림이 뜬다. 사용 중에 알림이 뜬 적은 없지만 비정상적인 심박수, 산소포화도, 스트레스 수치에 대한 경고 알림도 제공된다고 한다. 제프 헬스에 따르면 바이오트래커(BioTracker) 4.0 PPG 생체 인식 센서를 탑재해 이전 세대 스마트워치보다 33%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
GTS 4에는 6개 위성에서 위치 정보를 수신하는 듀얼밴드 위치 확인 시스템(GNSS)을 탑재했다. 휴대용 GPS 위치 추적 장치처럼 99%에 달하는 정확한 경로와 정밀한 거리 측정을 지원한다. 앞으로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OTA)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경로 파일을 불러와 실시간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애프터서비스(AS)는 전국 아이나비 서비스센터에서 1년간 무상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