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물의 건설을 시작했다. 총 170억달러(약 22조48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한다. 공장은 2024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15일 미국 부동산 전문 매체 ‘더 리얼 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텍사스 현지 파트너사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부터 삼성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이 지역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포함한 17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지 약 1년만이다.

공사에 들어간 건물은 총 5개 동으로, 총 18억달러가 투입된다. 7만4322㎡ 면적 3층 규모의 제조·기술 지원시설에 가장 많은 9억5000만달러가 쓰인다. 반도체 제조 시설에는 3억달러가 투입되며, 11만1483㎡ 면적에 3층으로 지어진다. 또 면적 4만1156㎡, 2층 구조인 GCS(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가스, 화학물질 보관 건물)에 3억8500만달러를, 면적 3만2516㎡, 6층인 사무동에 1억5000만 달러를 쓴다. 1500만달러를 들여 6층짜리 주차타워도 짓는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장비 협력사 등에 내년 3분기에서 4분기에 테일러 공장 장비 반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장비 업계는 내년 10월쯤에는 장비 공급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의 완공 시기는 2024년 11월로 꼽힌다. 통상 장비 반입부터 완공까지 8~10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장비 반입 시기는 내년 말이나 2024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삼성전자 제공

건물 건설은 시작됐으나, 삼성전자는 착공식 시점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추수감사절(11월 24일)과 크리스마스(12월 25일) 등으로 착공식에 초청할 인사 일정이 불투명한 탓이다.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그렉 애보트 텍사스주지사,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 등 미국 조야 인물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시 파운드리 공장을 1996년 착공해 199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오스틴 부지에는 현재까지 180억달러 이상이 투자됐고, 2020년 기준으로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과 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다. 생산능력은 오스틴 공장의 약 4배로 알려졌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에 초기 10년간 재산세의 92.5%를 환급하고, 이후 10년간은 90%, 또 이후 10년 동안 재산세의 85%를 돌려준다. 또 부지에 건설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10년간 세금 92.5%를 면제하기로 했다. 단, 삼성전자는 혜택을 받기 위해 최소 500㎡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일자리 1800개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 측은 “(테일러시 공장을 통해) 고객 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전성에 기여할 예정이다”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테일러에는 수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열리고, 텍사스 중심부에서 오스틴과 함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