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 신임 애플코리아 한국 사업 총괄 겸 사장. /링크드인 캡처

애플코리아가 한국 사업을 총괄하는 신임 사장으로 마크 리(Mark lee) 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윤구(브랜든 윤) 대표가 돌연 사임한 뒤 1년 만 공석이 채워지는 셈이다.

1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마크 리 전 대표를 한국 영업을 총괄하는 국내 영업 총괄(사장)로 선임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애플코리아의 법적 대표이사는 피터 덴우드다. 하지만 애플은 한국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위해 국내 영업 총괄 사장이 제너럴 매니저(총괄적인 책임을 맡은 사람) 역할을 수행해왔다. 마크 리 대표는 애플코리아의 대표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출신의 윤구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한 바 있다. 이후 애플코리아의 사장 자리는 1년간 공석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인앱결제 이슈 등 국정감사나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사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IT업계 관계자는 “마크 리는 오랜 기간 반도체 장비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영업 총괄을 맡아 왔다”며 “누구보다 삼성과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국내 IT업계의 사정이나 인맥을 구축한 인물이다”라고 덧붙였다.

마크 리 신임 사장은 반도체 장비 전문가다. 그는 1995년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장교로 복무했다. 이후 2000년 미국 반도체 장비 노벨러스시스템즈(현재 램리서치와 합병)에 입사한 뒤, 2003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로 이직했다. 이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개발, 운영, 글로벌 책임자로 근무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의 대표를 맡았다.

마크 리는 지한파로도 유명하다. 오랜 기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에서 삼성전자 영업 총괄을 맡아 애플의 경쟁사이면서 협력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특히 마크 리 사장은 지난 7월 차세대 첨단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R&D)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경기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직접 본사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이다. 증착, 식각, 급속 열처리, 이온 주입, 측정, 검사, 패키징 등 반도체 제조의 전 과정에 필요한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시스템·메모리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이기도 하다.

다만, 마크 리 사장이 해결해야 할 애플코리아의 숙제는 많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인앱결제 과다 수수료 의혹과 관련해, 애플코리아 본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달 국감에서도 인앱결제 문제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또 삼성전자의 갤럭시플립4 등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아이폰 고객 이탈도 대응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