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대부분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면서 카카오 홈페이지 접속 시에 표시되던 '503 에러 메시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쯤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이후 다음 홈페이지(Daum) 접속에 503 에러가 발생했다. 다음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면 하얀 바탕에 '503 Service Temporarily Unavailable'이라는 문구가 표시되는 것이다. 번역을 하자면, '503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를 의미한다. 그 아래로는 'nginx(엔진엑스)'라고 표시된다.
카카오톡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톡에 접속하면 로그인 화면 위로 '카카오톡 로그인 서버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방화벽 등에 의해 카카오톡 사용이 차단된 환경일 수 있습니다. 이 오류가 반복되면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문의하세요.(오류코드 503, LO)'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날인 16일 오전 1시 30분 카카오톡 메시지, 다음 등의 서비스가 복구될 때까지 22시간 동안 이어졌다.
503은 HTTP(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 응답 상태 코드를 말한다. 응답 상태 코드는 도메인 접속을 위해 주고받는 데이터의 상황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다. nginx는 웹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서버 기술이다. 현재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503 에러를 표시해주는 것이 nginx라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특정 도메인(주소)을 입력하면 사용자가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신호를 서버로 송신하고 서버는 사용자 요청에 따라 도메인값에 있는 데이터를 꺼내 다시 사용자에게 송신한다. 인터넷 접속시 다운로드와 업로드가 필요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503의 첫 번째 자리인 5XX는 서버 오류를 의미한다. 서버가 명백히 유효한 요청에 대해 충족을 실패했을 때 표시된다. 503은 '서비스 불가(Service Unavailable)'로 서버가 요청을 처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서버가 유지보수나 사고로 인해 작동이 중단되거나 과부하가 걸린 경우에 표시된다.
나머지 ▲500은 '인터넷 서버 오류(Internal Server Error)' ▲501은 구현되지 않음(Not Implemented)' ▲502는 잘못된 게이트웨이(Bad Gateway) ▲504는 게이트웨이 시간 초과(Gateway Timeout) 등으로 구분된다.
만약 4XX의 메시지가 표시됐다면, 클라이언트(사용자)의 오류를 의미한다. 사용자가 인터넷주소(URL) 입력을 잘 못 했거나 컴퓨터가 인식 못하는 특수 기호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서버 과부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1xx(조건부응답)는 흔치 않지만 사용자의 요청을 받았고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2xx(성공)는 요청을 성공적으로 받았으며 인식했고 일부 수용했다는 뜻이다. 3xx(리다이렉션)는 요청 완료를 위해 추가 작업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HTTP 응답 코드가 표시되는 것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서버 관리자가 쉽고 빠르게 문제를 인지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한 조치다. 5XX 오류가 발생했다면 서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해, 서버 쪽을 빠르게 점검할 수 있는 식이다. 또 4XX 오류가 났다면 우선 사용자가 올바르게 URL을 입력했는지, URL에 '퍼센트(%)' 같은 특수문자가 있는지 우선 확인해보면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503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은 대응할 수도 없이, 서버 자체가 작동을 멈추거나 과부하에 걸렸다는 의미다"라며 "보통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 계획에 따라 핫사이트(사전에 설치해둔 비상용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데 오랜 시간 503 오류가 표시됐다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서 대책이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